신자 여러분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 기적이 되어 이곳 동티모르 땅에 충만히 내려지고 있습니다.
「동정 마리아의 원죄없으신 잉태 대축일」인 지난 12월 8일에는 성 돈보스코학교에서 120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과 신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전통의상을 입고 북과 장구를 치는 여학생들의 행렬을 시작으로 미사가 시작됐는데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민족답게 성가도 활기있고 역동적이어서 누구든 감명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는 한국 신부인 제가 이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저나 그들에게나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미사 후 열린 운동회. 큰 아이들은 축구 배구 농구를 하고 저학년 꼬마들은 게임을 하는데 우리의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기 후 한국에서 보내온 「알사탕」을 나눠주었습니다. 전에는 길거리에서 만나면 『파더, 서(Father, Seo)』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던 꼬마들이 요즘은 「캔디 캔디」하며 따라 옵니다.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요즘은 한국에서 지원된 복사기 노크 볼펜 연필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답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손에 여러분들이 지원해주신 노트와 연필이 들려 있습니다.
또 학교 신부님들은 복사기를 무척이나 고마워하십니다. 교재 구입이 어려워 필요한 것들은 그때그때 복사해 수업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복사기는 이들에게 배움의 씨앗인 셈이죠.
이곳 동티모르의 형제 자매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물심양변으로 지원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 자신도 이런 특수사목을 하며 주님의 섭리와 축복을 다시금 깊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톨릭신문사의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많은 형제 자매님들의 성금과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옷 신발 영양제 분유 세탁비누 학용품 등 이들에게 요긴한 물품들이 계속 답지하고 있어 동티모르의 형제 자매들은 우리의 기도와 사랑의 마음에 감격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도 동티모르처럼 일제 통치와 6.25전쟁이라는 시련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여러분들의 고통에 깊이 동감한다』고 이야기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정말 주님 안에 한 형제 자매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로스팔로스에 자리한 성바울성당의 마뉴엘 본당 신부님께서는 한국 신자들의 진심어린 기도와 원조에 한없이 감사드린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주일이면 한국의 신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안고 성당을 찾을 동티모르 주민들을 떠올리시며 끊임없는 기도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