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휴일, 모처럼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비디오를 한편 보았다. 요즘 신세대들이 좋아한다는 한 남자배우가 주연한 「매트릭스」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는 우리네 인간들의 불합리성에 대한 지적이 탁월하였다. 「인간과 같은 존재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 영화에서 배울 수 있었던 점은,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조화를 거스르고 서로의 관계를 차단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우리네 인간의 일그러진 「존재론」을 넘어서는 「관계론」에 대한 상념이었다.
대희년의 의미는 꼬인 관계를 잘 푸는 것이다. 하느님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서로 관계를 잘하기 위해 화해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올바른 관계의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 받은 것을 온전히 되돌려 드리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명·공동체 운동을 통해 밥상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창조질서를 보전하자는 농촌생산자들과 도시생활자 모두에게 부드럽고 따뜻한 활력이 되고 싶다.
나의 꿈과 능력과 부족함마저도 하느님한테 받은 것이니, 개인의 잘남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도구로 일하며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것, 그래서 스스로를 옥죄는 조바심도 버리고 무리하지 않고 하느님의 순리대로 일하되, 입 품은 이제 그만 팔고 몸으로 살고 싶다.
세기말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거짓 예언자도 많고, 설(說)도 많고, 탈도 많은 법. 내일을 생각하지 말자.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이 깨달음(道)의 길이요, 우리 스승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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