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영된 KBS TV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은 시청자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너와 나, 개인이 만나 한마음, 한목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합창대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교회에도 음악과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단체가 있다. 창단 3년 만에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5층 니콜라오홀에서 4일 첫 정기공연을 가진 직장인성가대 ‘아에투스(AESTUS)’가 주인공이다.
아에투스는 2007년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담당 최수호, 이준호 신부) 산하 성가대로 창단됐다. 당시 10명도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직장사목부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성가봉사를 했다. 그 외에는 노래하는 것이 좋아 단원들끼리 모여 맹목적으로 연습에 연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목적이 없는 단체 활동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창단 첫해에 정기공연을 열 계획이었지만 적은 수의 단원으로는 불가능했다. 아쉽지만 공연 계획을 접어야만 했다.
성가대는 이후 교구 내 한 성당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특전미사 성가봉헌을 시작했다. 단원들이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고자 했다. 다행히 다시 성가대원들이 모였다.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를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더욱 힘이 됐다. 점차 노래를 통해 단원들은 하나가 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면서 노래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첫 연주회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공연에는 40여 명의 단원들이 참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150여 명(2010년 10월 현재) 중 3분의 1이 함께한 것. 직장인들이 모여 만든 성가대니 당연하겠지만 단원들은 전원 직장인이다. 이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직업은 물론 나이와 성별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사는 곳도 일하는 지역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배경을 갖고, 매달 두 번 연습을 위해 만나는 성가대가 과연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첫 공연을 이틀 앞두고 최종 리허설이 한창인 서울 한남동성당에 찾아가서야 그 의심이 허튼 걱정이었음을 알았다. 아에투스라는 성가대 이름과 같이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했다. 퇴근 후 늦은 저녁 시간까지 연습을 하면서도 단원들의 목소리는 지쳐가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생기가 넘쳐났다. 휴식시간에도 악보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을 통해 오랜 인고 끝에 마련한 첫 무대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에투스 성가대 단장 이성욱(베드로)씨는 “성가대를 창단한 지 3년이 지나 역사적인 창단 첫 연주회를 마련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가슴 뿌듯하다”며 “이번 창단 연주회로 성가대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40명이 넘는 단원들에게 성가대 활동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섰다. 전문 음악인처럼 빼어난 실력은 아니더라도, 노래에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넘쳐났다. 그들은 이제 너와 나를 벗어나 하느님 그리고 우리의 하모니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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