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를 주제로 한 오페라와 드라마 등에 이어 오라토리오 ‘나의 김대건 첫 사제 김안드레아’가 지난 11월 19일 초연됐다. 서울 발산동성당에서 열린 성김대건안드레아 합창단의 창단30주년 기념연주회 자리에서였다.
이번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비단 김대건 신부를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발표된 한국말 오라토리오라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될만하다.
이 작품이 발표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1019마디, 116페이지의 방대한 악보분량을 작곡한 김미희 씨와 김대건 신부의 삶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대본을 쓴 조욱종 신부(부산교구 관리국장) 등이 그들이다. 또한 두 사람에게 첫 한국말 오라토리오 창작을 의뢰한 성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 지휘자 박민식(미카엘)씨도 빼놓을 수 없다.
박씨는 “신자들이 희생과 봉사, 물질적 봉헌을 아끼지 않고 교회에 헌신하는데, 저희 음악인들은 무엇을 정성스럽게 바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오라토리오를 만들어보자 했다”며 “마침 한국교회에는 아직 한국말로 발표된 작품이 없어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라토리오 작업은 1년 동안 진행됐다. 수소문 끝에 8년 간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성음악대학에서 공부한 김미희씨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또한 부산교구 설정 50주년 기념연극 ‘불씨’를 연출한 조욱종 신부에게는 대본작업을 맡겼다. 한국교회 역사에 대한 넓은 안목과 더불어 문화적 요소가 곁들여져야 했기 때문이다.
훌륭한 작곡과 대본에 공연 당일 합창단의 열정이 더해졌다. 덕분에 작품은 가톨릭적이고 아름다운 오라토리오로 완성될 수 있었다.
박씨가 오라토리오 창작을 결심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음악인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가톨릭 성음악의 보존과 계승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대에 남길 작품을 계속 창작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합창단이 ‘나의 김대건 첫 사제 김안드레아’ 외에도 가톨릭작곡가들의 신곡을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회의 자산을 남기고 성음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런 마음이 전해져 음악회에 참여한 성직자와 신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음악회를 마칠 수 있었다.
“오라토리오는 초연이었기 때문에 물론 실수도 많았겠지만 더욱 보완해서 다른 무대에서도 선보일 생각입니다. 또 악보책과 음반을 만들어서 성음악 수준을 높이고, 신자 재교육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합창단은 내년에도 두 차례 정도 ‘나의 김대건 첫 사제 김안드레아’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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