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프로바둑 기사가 됐어요.”
이영주(안젤라·21·광주 신동본당) 초단은 2010년 프로 바둑 제38회 여류입단 대회에서 당당히 프로기사의 꿈을 이뤄냈다.
현재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48명 가운데 여자 기사는 이영주 초단을 포함해 모두 45명으로 1년에 2명만이 그 문턱을 통과할 수 있다.
6살 때 처음 바둑돌을 쥔 이영주 초단은 오빠를 따라 바둑학원에 다니며 천재성을 보였다. 재능을 알아본 학원장의 지도로 그녀는 각종 바둑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되는 프로입단 도전에도 그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7전8기, 드디어 이영주 초단의 8번째 도전.
결승시합 1시간을 앞두고 대회장 주변에 위치한 왕십리성당에서 가족들은 기도를 드렸다.
“아빠와 엄마가 제손을 꼭 잡고는 힘을 내라고 말씀하셨어요.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딸의 대회 결승전이 시작됐지만 아버지 이승용(베네딕토)씨와 어머니 호명순(수산나)씨는 차마 대회장에 가지 못하고 성당에서 4시간 동안 초조한 마음으로 기도만 드렸다.
보통 2시간이면 어느 정도의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영주씨의 결승전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3시간30분의 대접전 끝에 결국 반집승을 거뒀다.
“힘들 때마다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것이 가장 큰 위안이었습니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면 집 주변 마장동성당에 들러 기도를 바치고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이제는 습관처럼 됐어요.”
이영주 초단은 “바둑 둘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서 “남자 기사들과 당당히 겨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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