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맞음은 나에게, 아름다운 사건이고 우리를 기쁘게 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새 천년에는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까』의 선택적인 사양은 살인적 기승을 부릴 것이 뻔하다. 어제도 뜨고 오늘도 뜨고 내일도 뜨는데….
내가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2000년 새아침의 해돋이를 어디에서 보았느냐가 아니라 묵은 허물을 벗고 새로워진 가슴에서 새해가 솟도록 해야할 것이다. 새 세기에 내가 추구해야 할 새삶의 방향은 지금보다는 적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마음을 간소하게 사는 것, 여기에 자존심으로 버틸 지혜가 아닐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망설이지 않는 삶이랄까?
나는 밖에 나가려면 옷장문을 열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고 삼시때가 되면 무엇을 먹을까 궁리하는 번거로움을 느끼는 일이 있다. 그러나 수도자는 같은 옷 두벌이면 된다. 한벌은 입고, 한벌은 빨래하면 전부다.
수도자들의 수도복에서 새로운 의미를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함께 깨닫고 싶다.
이렇게 살면서 결국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는 오늘도 내일도 「건강한 종달새의 하루」처럼 변함없이 평범하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대희년의 의미와 비전을 갖는 신앙인으로서 새삶을 또다시 정리해야 한다.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교회안의 평신도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부끄러움을 씻고 좀더 깨닫고 더욱 실천해야 됨을.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임을.
항상 기쁘게, 늘 기도하면서,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며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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