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희년이 시작되고 이틀 뒤인 12월 26일부터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매일 저녁 7시(여름에는 7시30분) 저녁기도가 마련된다. 참석자들은 순례자들과 로마의 시민들. 30분 정도 간략하게 진행되는 이 기도모임은 여러 나라의 순례자들이 함께 모여 인종과 국경을 넘어서 세상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것.
특별히 매주 목요일은 젊은이들이 기도모임을 주관한다.
성문 개방 예식 등 입장권 확보 경쟁 치열
성탄 전야 미사 겸 대희년 개막 미사라고 할 수 있는 12월 24일 자정미사 때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입장할 수 있는 표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신청자수가 4만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성당 좌석은 모두 7000석 뿐이어서 가이드를 비롯한 현지 관계자들에게는 이 입장권을 구해달라는 청탁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훠낙 제한된 인원 뿐이라서 충분한 입장권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일.
추운 겨울 날씨에 삭풍(?)이 몰아치는 광장 입장권도 귀했다. 더욱이 광장은 별도의 통제가 없을 것이라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별도로 입장권을 구하지 않아 광장을 둘러싼 회랑바깓 경찰의 통제선밖 멀찌감치서 대형 멀티비전으로 성문 개막을 바라봐야 했다.
성탄 전야 미사에서 꽃 봉헌한 한국 어린이
미사 도중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꽃을 봉헌한 한국 어린이는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 신자 가정의 서동화양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세인 서양은 5년 전 성탄 전야 미사에서도 한 번 꽃 봉언을 한 경험이 있어 이번 봉헌 예절에서도 무척 침착하게 꽃 봉헌을 할 수 있었다.
매일 500명에게 식사 제공
로마의 4대 주요 성당에서는 매일 500명 분의 식사가 마련되어 인근의 집시나 걸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자선사업은 「희년을 맞은 교황의 자선」의 일환.
이 활동은 성 베드로 대성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성 베드로 서클」이라는 평신도 젊은이 단체들이 주도한다. 뜨거운 파스타와 롤빵, 음료수 등이 마련돼 주요 성당 주변의 배급소에서 제공된다.
성 베드로 서클은 「기도하고 일하고 희생하자」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는 젊은이 단체로 현재 수백명의 회원이 있으며 약 30년 전에 창설됐다. 이들은 인근을 돌며 가난한 순례자들에게 이동 숙소를 제공하고 2개의 미혼모 시설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교황이 복음서를 현시하며 성 베드로대성당 성문으로 들어 가고 있다.
▲ 교황이 대희년 개막예식에서 바티칸 성 베드로대성당의 청동 성문을 열고 있다.
◆ 자원봉사자 한경식군
“작은 도움 주게 돼 기뻐”
▲ 자원봉사자 한경식군.
대희년을 맞아 전세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순례객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자원봉사자들 중 유일한 한국인인 한경식군은 올해 로마 살레시안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3학년 학생이다.
처음에는 대희년 개막미사를 현장에서 함께 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봉사 활동에 임하면서 그보다는 낯선 곳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한국인을 포함한 순례자들을 돕는 기쁨과 함께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는 물론 불어 등 몇 개 언어를 상당한 수준으로 구사하는 한군은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여행 안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학 실력이 출중(?)해 가이드보다는 통역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국 순례자들을 만나면 반갑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발벗고 도와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