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적 예물을 바친다고 약속하고는 바치지 못해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신앙이 부족한 탓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솔직히 어느 분을 위해 어떤 영적 예물을 드린다고 약속했는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약속하고도 바치지 못한 영적예물을 사함 받을 수 있는지요? 아니면 자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신부님, 홀가분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답】우리 교회에서는 영명축일이나 중요한 때를 맞아 서로 기도를 해주는 좋은 관습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상대방을 위해 기도해주겠다고 약속하는 이러한 영적 예물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만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근원이시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영적 예물은 상대방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 기도를 하는 것이지만 약속한 영적예물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본인도 그 자체로 하느님께 기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결국 자기 믿음을 굳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영적예물은 상대바을 위해서 하느님께 내가 기도를 해야하는 것이므로 결국 기도를 바치는 당사자도 더욱 주님과 일치를 이루게 되어 서로가 하느님의 축복을 맛보게 되는 신앙인다운 믿음의 행위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의 행위도 자기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서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드러내기 위한 말만 앞세우는 것이 되어 버린다면 질문자처럼 마음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많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단 한번의 기도를 바치더라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도록 하라고 신구약성서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영적예물을 제출할때 체면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정도만 약속하고 할 수 있다면 더 기도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또 영적예물을 제대로 봉헌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약속한 내용을 기도 수첩 등을 마련해서 기록해 놓는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영적예물은 가급적이면 약속을 잊어버리지 않고록 기념해야 할 날을 전후로 하여 즉시 봉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생활 중에 제때에 기억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약속한 기도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적당한 시간을 내어 기도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미루다 보면 영적예물에 대한 약속이 쌓이게 되고, 더구나 구누를 위해 얼마의 기도를 해야겠다고 약속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 또한 큰 부담이 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처럼 기억해야 할 분이 많거나 기도를 약속하고 지키지 못한 것이 많은 경우에는 기도를 약속했던 분들이나 자신이 기억해야 할 분들을 위해 생미사를 봉헌해 주신다면 약속하신 영적 예물과 같은 내용은 아니라 할지라도 충분한 기도 봉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혹시라도 영적예물로 인해서 마음에 큰 부담이 되고 계신다면 고해소에서 신부님께 말씀딀고 정해주신 보속을 행하시면 되겠습니다. 오히려 기도를 봉헌해주시는 것이 더욱 평화를 가져다주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따라서 약속하신 영적예물 기도의 회수는 제대로 지키지 못하신다고 하더라도 자주 봉헌하시는 영적예물 가운데서 기도를 약속하신 분을 기억하시면서 기도해 주시는 것이 훨씬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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