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가 된 이후 암브로시오는 가진 재산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누이인 성녀 마르첼리아나를 위해서는 부동산을 조금 남겨두는 등 세상사를 정리했다. 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알았기에 교부들의 저서를 공부했음은 물론 사목활동에도 열심이어서 매일 미사를 집전하였고, 늘 방문을 열어놓고 그를 찾는 사람들을 맞이했으니 신자들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 성인을 존경하였다.
당시에는 아리우스파가 기세를 떨쳤지만 그는 정통 교리를 지켜내는데 무엇보다도 큰 기여를 했다. 그 예로 386년 당시 황제였던 테오도시우스가 아리우스파의 승인을 법으로 선포했고, 이들의 모임을 방해하는 자들은 사형에 처한다는 명을 내렸다. 그러나 주교였던 암브로시오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관할 구역 단 한 곳의 교회도 이단자들에게 내주지 않았다. 신자들은 황제의 법을 어긴 암브로시오 주교를 걱정하여 함께 교회에 들어가 바리게이드를 쳤고, 황제군은 교회를 포위하고는 안에 있던 자들이 굶어 죽을 때까지 시간을 끌었다. 그러나 부활절 날 문을 열어보니 이들은 모두 살아 있었고, 암브로시오는 신자들에게 자신이 작곡한 성가를 가르치고 있었다고 한다. 성인이 선창하면 신자들은 응답하였고, 혹은 신자들끼리 서로 응송하면서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가가 도입되는 순간이었다.
암브로시오는 후에 교회와 황제와의 관계를 ‘황제는 교회 안에 존재하며 그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의 저서에서 명확히 했다. “암브로시오는 교회와 국가 간의 문제를 다룬 최초의 교부로서 교회가 고유한 영역에서는 최고권을 가졌으며, 도덕의 수호자라는 사실을 황제에게 인식하게 하였다.”라고 가톨릭 대사전은 소개하고 있다.
암브로시오가 주교의 직책을 맡았던 시절 교회와 황제와의 관계를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유명한 사건이 있다. 390년 테살로니카에서 7000명이 희생되는 대학살이 자행되었다. 이 명을 내린 자는 테오도시우스 황제로서 그는 테살로니카인들의 폭력을 다스리기 위해 이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암브로시오 주교는 황제에게 공개적으로 참회할 것을 촉구하였고, 만일 응하지 않으면 그의 봉헌을 제단에서 받지 않을 것이며, 미사 집전도 거행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결국 황제는 만인이 보는 가운데 주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해야만 했다. 이 황제가 바로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정한 테오도시우스인데 395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사망하자 암브로시오 주교는 황제를 위해 애도사를 썼다고 한다.
이 사건은 신앙 앞에서 지위의 고하는 중요하지 않으며, 황제 역시 일반 신자와 신 앞에서 동일함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황제가 사망한 2년 후인 397년 4월 4일 암브로시오 성인도 선종하였다. 사망 직전 성인은 십자가 형태로 팔을 편 채 몇 시간 동안 기도를 하다가 영면하였다고 한다. 성인의 유해는 지난주에 소개한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성당 제대 아래 안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 암브로시오의 꿈’이라는 이 그림은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의 성 마르티노 경당에 그려진 벽화이다. 내용은 성인이 미사를 집전 하던 중 첫 제2독서인 서간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무도 그를 깨우지 않아 미사가 잠시 중단되었다. 몇 시간이 지나서 한 사제가 성인을 깨우자 암브로시오 성인이 말하기를 친구 성 마르티노가 선종하여 잠시 그의 장례식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두 성인은 같은 해인 379년 사망했다.
그림은 성인이 앉아서 잠을 자고 있는 사이 한 사제가 어깨를 살짝 흔들어 깨우고 있으며, 또 다른 성직자는 성인 앞에서 성서를 들고 있는 광경인데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듯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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