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어주며 대화하는 법
요즘 독서코칭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코칭은 자녀가 자신의 가능성을 키워나가도록 돕는 것을 말하는데, 독서코칭이라고 하면 자녀가 책을 스스로 잘 읽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코칭은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을 읽으며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의사소통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책을 읽고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부모가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하고 대화를 능숙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와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반드시 부모가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책을 읽을 때 자녀가 책 내용을 잘 이해하여 많이 기억하기를 원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책에서 많은 지식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화하는 즐거움이다.
혼자서 책을 읽으면서 책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책을 매개로 하여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책 읽는 즐거움을 높여준다. 혼자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고, 대화를 통해 생각이 넓어질 수 있다. 또 주인공의 행동이나 전체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능력이 길러질 수 있다.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자녀의 눈빛, 손짓, 말에 성심을 다해 반응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자녀가 부모에게 많은 질문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려면 자녀의 발언을 자르거나 무시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도 무시당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수용되는 분위기 속에서 자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들을 끌어낼 줄 알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들과 책을 연결 짓고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발달한다.
흔히 부모들은 책을 읽어줄 때 책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주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는 중간에 자녀가 질문을 하거나 말을 하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 읽은 후에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에, 또 책을 읽는 도중에,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책은 책의 제목만 보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제목이랑 표지를 보니 어떤 이야기일 것 같아?” “제목을 보니 떠오르는 게 없니?”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무엇이야?” “궁금한 점은 없니?” 이런 질문들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끌어내어 책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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