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지난해 3월 회사에 입사해 약 6개월간 수습사원으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회사의 사규는 처음 입사하는 사원의 경우 6개월 동안 수습사원으로 근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6개월을 보낸 후 지난 10월부터 정규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제 과실로 회사 물품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햇습니다. 저는 이 일로 회사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는데, 회사는 제가 수습사원인양 인사위원회를 진행해 수습사원의 지위에서 해임하고 정규사원으로 채용을 거부한다는 해고 결정을 했습니다. 제가 구제받을 방법은 없습니까?
<대구에서 박 파비아노>
【답】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노동자에 대한 불이익처분과 관련하여 정당성을 구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해 대법원은 징계절차를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반해 행해진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대법원은 또 수습기간 중의 해고와 관련해 「사용자가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근로의 특성에 따라 근로자를 정식으로 고용하기 전에 그 업부수행능력 및 적성을 파악 평가하기 위해 일정기간 수습기간을 두고 그 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성평가의 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여 해고 및 채용여부에 관한 재량권을 갖는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심히 일탈하지 않는 한 허용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만약 회사가 형제님을 수습기간 중의 근로자로 파악하고 정식임용을 거부하는 경우 회사는 통상적인 해고보다는 넓은 재량권을 행한 것이 되고, 수습 직원에 대한 해고처분과는 다른 사실 조사과정 및 판단과정을 거쳐 형제님에 대한 처분을 결정해야 됩니다.
따라서 회사가 형제님을 수습사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착오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정규사원으로 채용을 거절한다면 이는 회사가 정상적인 사규에 근거하여 해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해 형제님은 사규에 규정된 절차상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할 수 있어 회사의 조치는 무효의 처분이라 보여지므로 이의 시정을 촉구하실 수 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도재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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