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교실붕괴, 입시경쟁, 시행착오의 교육개혁, 교원수급문제…. 교육을 둘러싼 제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명확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가톨릭 교회의 교육사업을 종합적으로 연구, 평가하고 새천년기를 맞아 가톨릭 학교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책이 나왔다.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회장=박석희 주교)가 엮은 「한국의 가톨릭 학교교육」은 가톨릭 학교교육의 역사, 현황, 전망에 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며 국가의 교육개혁에 교회가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교회가 운영하는 가톨릭 학교교육의 역사, 유·초·중·고등학교의 교육현황과 전망, 교육개혁이 가톨릭 학교교육에 미치는 영향, 외국 가톨릭학교의 교육사례와 시사점 등을 다루며 「전인적 인간형성」이라는 가톨릭 학교의 지향점을 명백히 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 부회장인 안병초 수사는 『197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교육정책이 가톨릭 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여 타율적이고 무개성적인 성향을 갖게 만들었다』며 가톨릭 학교의 운영이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을 밝힌다. 그는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가톨릭 교육목적 실현에 대한 의지력 부족 △교육목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 부족 △교육발전을 위한 교회 내 지원 부족 등을 지적하며 가톨릭 학교교육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야 함을 주장한다.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미국, 일본의 가톨릭 학교의 운영사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가톨릭 학교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적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후원을 얻고 있으며, 공동체 문화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초·중·고 가톨릭 학교의 모임인 가톨릭교육협회(National Catholic Educational Association)는 가톨릭 학교의 운영 방향에 대한논의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SPICE(Selected Program for Improving Catholic Education) 대회를 개최,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교사와 행정가들이 참조하고 적용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일본 역시 초기 수도회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가톨릭 학교들이 교회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함과 동시에 고유의 가톨릭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또한 가톨릭 학교교육의 역사를 살피며 1885년 배론 성요셉신학교, 1882년 종현본당의 한학학원, 1911년 성베네딕도회의 숭신사범학교 설립 등 가톨릭교회가 한국 근대교육의 발전에 의미있는 활동을 해왔음을 증명해 보인다. 또한 교황청 교육성성의 「가톨릭 학교에 관한 지침」「학교 내의 가톨릭 평신도 : 신앙의 증인들」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그리스도적 교육에 관한 선언」등 가톨릭 학교교육에 관한 자료를 싣고 있어 가톨릭 학교 교육의 정체성에 관한 신학적 근거를 살필 수 있다.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286쪽/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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