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모고백과 모령성체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습니다. 모고백이나 모령성체가 매우 심각한 죄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모고백이고 모령성체인지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흔히 주일 미사를 빠지고서도 영성체를 하는 경우도 있고 고해성사를 보면서 정말 진솔하게 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모고백이며 모령성체인지요?
【답】교회 규정들을 살펴보면 아주 세세한 내용까지 밝혀주고 있기 때문에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칫 이러한 규정들을 잘못 받아들이게 될 경우에는 세심증이나 죄의식에 빠지거나 형싱주의적인 신앙생활을 할 위험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정한 이같은 신앙생활에 대한 지침들은 일정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것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해당되는 성사나 신앙고백을 거부하거나 반대하면서 이를 모독하기 위한 뜻을 가지고 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가톨릭 교회에서는 화장을 금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에서도 처음부터 화장을 금했던 것은 아닙니다. 중세 때 육신의 부활을 부인하는 이단이 나타나면서 자신들의 육신을 태워 없애버리면 육신이 부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의도적으로 화장을 하게 됩니다. 결국 교회에서는 이러한 이단을 몰아내고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화장을 금지하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지금은 신학의 발달과 더불어 육신의 부활에 대해 이같이 생각하는 이단은 없기 때문에 화장을 다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육신의 부활에 대해서 죽은 육신이 땅 속에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고 잘못 믿으면서 이를 거부하기 위해 화장을 택한다면 이것은 여전히 교회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모고백이나 모령성체 역시 성사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과 성령을 거부하면서 고해성사를 모독하기 위한 목적으로 거짓 고백을 하는 행위라든지,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거부하거나 믿지 않으면서 역시 모독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성체를 받아 모신다면 이는 모고백과 모령성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올바른 지향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부분이 신자들은 모고백이나 모령성체를 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생활하셔도 되겠습니다.
질문자께서 예를 들어주신 것처럼 많은 경우 주일 미사를 빠지고서도 영성체를 하거나 고해성사를 볼 때 진솔하게 보지 않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신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잘못은 약한 신앙 때문에 나타난 행동이기 때문에 고해성사를 통해서 고백하거나 바꾸어야할 잘못된 신앙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렇게 선사를 거부하거나 하느님을 모독하기 위한 의도에서 범하는 모고백이나 모령성체는 마음 속으로 혼자서 범하는 죄가 아니라 공개적인 죄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모독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모고백을 한다거나 모령성체를 하였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이 그러한 의도를 알아야 합니다. 또 모고백이나 모령성체와 같이 신앙을 거부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공개적으로 행동한 사람이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함으로써 교회에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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