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조각가들이 공동 제작한 마산교구 월영본당(주임 김용백 신부)의 성모자상. 최근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 성모자상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2008년 새 성당 봉헌식에서 선보인 성모자상은 본당 신자인 조각가 임형준(안드레아) 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와 만수대 창작사 조각가들이 함께 작업한 작품이다.
본당은 봉헌식을 앞두고 임 교수에게 북측 조각가들과 함께 성당 성물을 제작해 볼 것을 제안했다.
마침 북한 화강석 개발을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설립한 ‘아리랑태림석재합영회사’ 조형부문 자문을 맡고 있었던 임 교수는 2006년부터 개성을 오가며, 북측 작가들과 조형예술, 문화교류, 남북조각가 공동작업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눈 터였다.
작업은 3개월 간 진행됐다. 처음에는 종교적 조형물을 공동제작하자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아, 성모자상이 아닌 일반 모자상 작업으로 제안했다고 임 교수는 밝혔다. 작업에 참여한 만수대 창작사 소속 조각가들은 전통적인 테크닉에 있어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때문에 테크닉과 형식에서 벗어난 이번 작업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북한 황해도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높이 160cm 규모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좌상 형태다.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에서는 동양적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완성된 성모자상은 개성 봉동에서 육로를 통해 판문점 도라산역을 거쳐 운반됐다. 북한에서 제작하고, 남한에 설치된 작품은 그 자체로도 상징성을 갖는다.
임형준 교수는 “개성 봉동에서 판문점을 거쳐 마산까지 성모자상을 모셔오면서 감개무량할 뿐이었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남북 공동제작이라는 특별한 의미도 컸지만, 상호간의 장점과 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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