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세계종교인평화회의 제7차 총회는 새세기를 맞이해 인류의 화합과 일치를 모색한 자리였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국 청년대표로 참가한 장석원씨의 총회 참가기를 몇회에 걸쳐 연재한다.
세기의 전환점에서, 역사의 큰 물결과 소용돌이들을 본다. 밝아온 새천년인 대희년의 기쁨 앞에 인류는 희망찬 미래의 꿈을 펼쳐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지구촌 곳곳에 산적한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들 가슴 깊이 시름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꿈과 기대, 걱정과 불안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세상 곳곳에 희망의 꽃을 피우려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바람들이 단지 기대로 그칠 것이 아니라, 언젠가 꼭 결실을 이루어 큰 기쁨이 되리라는 것을 안다. 희망이 있는 만큼, 우리의 삶의 고달품은 가벼워진다.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The World Conference on Religion and Peace)의 제7차 총회가 지난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열렸다. WCRP는 1970년 창립된 이래, 세계의 종교 지도자들이 5년마다 한 번씩 모여 사회적,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각 지역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국제 규모의 종교기구이다.
「함께 사는 삶을 위한 행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100여개국에서 공식대표 340명을 포함한 1200여명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본회의뿐 아니라 21일에서 24일까지 청년대회와 여성대회도 함께 열리는 등 창립 이래 최대규모였다. 오전에는 「새역사의 전환기를 맞이한 온 인류의 공동선을 위한 종교인의 역할」등 주제 발표를 포함한 본회의가, 오후엔 다시 전문분야에 따른 6개의 상임위원회별로 나뉘어져 보다 실질적인 논의들이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지난 12월 방한한 바 있는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비롯한 정치·종교적 주요 인물들이 다수 참석하여 행사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고, 합의사항에 대한 「실행력」을 얻는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종교인 평화회의(KCRP)」를 통해 6개 종단(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의 대표자 26명이 구성되어 남북문제, 탈북자 문제해결 등 당면과제들을 가지고 먼 여정에 올랐다. 우리 천주교에서는 변진흥 KCRP 사무총장(야고보·인천 가톨릭대 교수)과 윤갑구 위원장(바오로·평신도 사도직협의회 민족화해특별위원회), 이성숙 KCRP 상임간사(로사) 등 세 분이 본회의에, 그리고 포콜라레 소속 한미숙(코린)씨가 여성대표로, 필자는 청년대표로서 참석했다.
요르단까지 무려 14시간이 넘는 긴 비행이었지만 지루함보다는 설렘이 앞섰다.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이 없는데도 과연 맡은 임무를 충실히 잘 해 낼 수 있을까하는 부담과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요 성지(聖地) 중의 성지인 이스라엘이 바로 인접해 있다는 기대가 겹친 때문이었을까.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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