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작되는 일정에 맞추려고,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순간, 우리 나라에선 도저히 볼 수 없었던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 하늘에 정신을 빼앗긴 채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영원이신 창조주의 존재를 알리는 거룩한 예식이랄까-.
온 하늘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세상 어둠과 괴로움을 모두 몰아낼 듯한 맹렬한 기세로 무한(無限)의 사막 위로 떠오르는 태양! 인간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일깨우듯, 가슴 속 깊은 곳마저 환히 밝히는 찬란한 빛줄기에 두여움마저 드어 숨이 막힐 지역이었다. 주님의 위대하신 창조사업에 대한 이보다 큰 증거가 어디 있으며, 더한 아름다움이 어디 있으랴, 간밤의 피로도 씻은 듯이 가시었다. 3년 전, 부모님을 따라 이집트, 터키 등 2주간의 성지순례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실로 장엄한 광경이었다.
아침 식사하러 가는 길에 일본청년들과 마주쳤다. 「안니영아시에요-(안녕하세요)」라며 웃으며 인사하는 그들이 반가웠다.
80여명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였는데, 멀리 미국과 호주서부터 스리랑카, 인도, 독일,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나 가까이는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40여개국에 이른다. 인종과 언어, 생김새와 의상들마저 각기 다르니, 온갖 종교와 문화, 민족들을 한 눈에 보는 듯했다. 호기심 어린 반짝이는 눈으로 서로 신기해하며 자리에 앉기가 바쁘게 서로를 둘러싸고 인사하며 웃고 떠들어댔다. 모두들 종교인이란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처음 맞이하는 자리인데도 친근함과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개회식에는 지난 2월 타계한 요르단 국왕 후세인의 아우인 프린스 핫산과 윌리엄 벤들리 박사(세계 종교인 평화회의 사무총장)가 참석하여 종교간 협력의 필요성과 젊은이의 역할에 대하여 역설하였다.
청년대회는 나흘간 진행되었으며, 마지막 날은 바로 다음날 시작되는 본회의와 연결되었다. 이번 청년대회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서로 다른 민족과 종교간의 벽을 허물어 다가올 새천년에 젊은이들간에 화해와 공존의 바탕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바탕 위에서 종교-문화간 교류와 평화 운동의 구심점을 이룰,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족·종교간의 이해와 상호교류를 위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도록 하였으며(「이리어스 프로젝으」(I.R.Y.O.S.) Project - The International Religious Youth Organizations' Seminar)라 불린다). 이의 추진을 위해 임원들이 선출됐다. 이 계획들은 약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001년부터 실행에 옮겨진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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