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2학년 여대생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소에 대해 깊이 생각해 왔습니다만 여지껏 제개 성소가 있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저 바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성소가 생기는 것은 아닐텐데 저에게 성소가 있는지 없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요? 주위 분들에게 조언을 들어보았지만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성소를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답】「성소」란 말 그대로 「하느님의 부르심」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르심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 지 때로는 아주 막연하고 답답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앙인들은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기위해서 먼저 하느님의 말씀에 맛을 들이고 그 말씀을 생활 안에서 실천해 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장 우선적인 하느님의 부르심은 세상 안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성소를 살 수 없고, 이 부르심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부르심도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매일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습관과 그 말씀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되 할 수 있다면 보다 체계적으로 성서 공부를 하시다 보면 하느님의 부르심이 구체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결혼 성소와 달리 수도 성소와 같은 경우는 일단 자기 주변에 있는 수녀님께 대화를 청한 다음 자기가 성소를 생각하게 된 내력에 대해 말씀을 느리고 조언을 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수도 성소의 경우 어떤 수도 공동체를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수도 성소를 택하게 된 동기를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공동체를 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 자신의 성소에 맞는 공동체를 올바로 택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우선 수도공동체의 생활이 어떠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성소에 관한 교회서적들을 구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수도장상연합회 양성위원회에서 한국가톨릭 수도회에 관해 엮은 『오늘의 수도자들』이란 책에서는 각 수도회의 주소와 함께 역사, 영성, 활동, 입회자격 및 수도생활에 대한 보충서적이 열거되어 있으므로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성소를 명확하게 확인해 볼 수 있기 위한 방법은 개인 피정이나 주보 등에서 소개되는 수도회 등에서 주최하는 성소 및 주말 피정의 기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피정의 기회에 강의와 기도에 전념하면서 자신의 성소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가능하다면 피정 지도자와의 면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소에 대해 확신을 갖고 또 선택에 이르는 과정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자기 자시의 오롯한 결단과 응답으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직 주님만을 믿고 살겠다고 자신의 자유로운 신앙고백을 통해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갖게 되는데, 성소는 이러한 신앙의 서약을 세상을 떠나서 더욱 철저하게 지키고 살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을 향해 증거하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성소의 길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부모님의 지나친 강요에 의한 것이라든지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인한 것이라면 이러한 성소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어렵고 힘든 수련과정을 견뎌내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