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갔다 왔는데요.”
“아직 졸업 안했나?”
“올해 입학했는데요.”
“밥 묵자.”
한 가정의 식사시간 모습을 주 무대로 삼은 지상파 TV 개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가정의 역할 상실, 가정 해체 등 요즘 우리 가정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21일,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위원장 황철수 주교) ‘가정지킴이상’을 수상한 교구 가정사목연구소(소장 송영오 신부)는 이처럼 흔들리는 가정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모든 가정이 제 위치를 찾는데 보탬이 되고자 1999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에는 혼인강좌를 실시했다. 혼인이 가정의 태동이자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 연구소의 전신인 가정상담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상담봉사자교육도 마련했다. 부모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강사를 교육시켜 본당에 파견하기도 했다.
보다 실질적인 가정봉사자 양성을 위한 ‘가톨릭패밀리아카데미’설립도 건강한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소 활동의 하나였다. 가톨릭패밀리아카데미는 가정사목에 종사하거나 본당과 교구 발전을 위해 투신하는 신자를 대상으로 ‘교황청립 라테란 대학원 혼인과 가정연구소’의 프로그램을 따라 가정사목 전문가 및 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
성요셉 아버지학교와 어머니학교는 연구소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성요셉 아버지학교는 아버지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성가정의 아버지 성 요셉을 통해 건강한 아버지 상을 찾는 가정성화 프로그램. 특히 연구소는 전국 각 교구가 운영하는 성요셉 아버지학교 프로그램 관련 자료와 운영 방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어머니학교를 통해서는 자녀들의 삶의 모델이자 신앙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가정 속 어머니의 의미를 조명하고, 자녀들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정립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어머니의 역할을 제시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처럼 10여 년 간 가정지킴이로 살아온 연구소는 앞으로 더욱 실질적인 연구 기능을 수행, 가정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한 보다 실제적인 방안들을 기획, 제시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 건강한 아버지상을 찾는 가정성화 프로그램 ‘성요셉 아버지학교’는 연구소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 인터뷰 / 가정사목연구소장 송영오 신부
“가정은 구원의 여정이자 구원의 현장입니다.”
▲ 송영오 신부
송 신부는 또 “가정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여는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성요셉과 마리아의 성가정에 오셨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가정이 무너지고 가정이 이기적·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살고, 건강한 가정의 모습을 유지하려면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가정사목연구소는 바로 이러한 면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 운영되고 있다.
가정사목연구소는 10여 년간 가정이 작은 교회라는 인식 아래 가정사목 협조자 양성, 가정사도직의 활성화 방안 연구, 가족 관련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점을 인정받아 제2회 가정지킴이상을 수상했다.
송 신부는 “한국교회 내 ‘가정지킴이’로서 활동해온 가정사목연구소의 결실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가정을 위해 좀 더 많은 역할을 하라고 격려차 주신 상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