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요한보스코)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 담았던 한 사례다.
행동재무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질문 1) 2만 원을 주고 영화표를 예매했다. 그런데 영화관에 들어가려는데 표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다시 구입해 볼 것인가?
질문 2) 영화관에 가서 표를 구입하려고 지갑을 열었는데 아침까지만 해도 있었던 2만 원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를 보겠는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는 두 질문 모두 동일하게 2만 원의 손실을 입은 동일한 조건이다. 그렇다고 판단도 똑같은 결과가 될까?
첫 번째 질문에서는 영화를 안 보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고, 두 번째 질문에서는 영화를 보겠다는 사람이 다수였다. 같은 조건일지라도 감정에 따라서 판단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상의 판단과 행동은 스스로도 모를 만큼 많은 순간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자제력은 화를 내고 싶은 욕구, 본능, 충동 등에 맞서 감정을 조절하고 절제하는 능력이다. 순간적인 감정을 참고 일을 끝까지 완수하거나,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참고 때로는 희생마저 묵묵히 감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자제력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있어서 자제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반대로 자녀는 이 자제력을 꼭 함양하기를 바란다. 문용린 교수는 “부모든 자녀든 자제력을 잃는 것은 불행을 향해 질주하는 것과 같다”며 자제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자녀가 화나 충동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부모가 할일은 무엇인가.
자녀교육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부모의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감정조절에 미숙하고, 충동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자녀를 상대하려면 먼저 인내심이 필요하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보니 특히 어린 아이와 엄마 사이에는 매일같이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기 마련이다. 또 아이들 중에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떼를 쓰다 못해 자해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화를 내면 자녀는 결코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다.
특히 자녀가 화가 났거나 떼를 쓸 때 참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어 보다 현실적인 도움으로 규칙을 정해 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의미 있다. 감정조절력이 약할수록 규칙을 정해 하나하나 지켜나가는 생활태도는 자제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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