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교황청은 지난 2000년 동안 가톨릭 교회가 범한 역사적인 과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문건을 발표했다.
교황청은 3월 1일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가 교황청 신앙교리성장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감수 아래 수년간에 걸쳐 작성한 「기억과 화해 : 교회와 과거의 과오들」을 공개했다.
6개장 90쪽 분량의 이 문건은 원래 3월 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제출되고 라칭거 추기경이 7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문서 작성을 담당한 프랑스의 학자가 파리에서 발표했다.
교황은 12일 이 문서를 바탕으로 인류를 향해 용서를 청원하는 예식을 거행할 계획이었다.
이 문건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삼천년기의 개막을 준비하면서 양심의 성찰을 통해 교회의 역사적인 과오를 반성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문건은 십자군 원정에서부터 유다인 탄압, 중세의 종교재판, 신대륙 원주민 학살 등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범한 과오들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각종 관련 문서들을 집약해 교회의 입장을 총정리한 것이다.
문건은 그러나 그리스도의 배필로서 「거룩하고 흠없는」교회와 항상 죄사함을 받아야 하는 죄인으로서 교회의 구성원들을 엄격하게 구별하고 있다.
즉 교회 자체는 거룩하기 때문에 「기억의 정화」는 신앙과 도덕의 문제, 또는 계시 진리의 선포에 있어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열거된 역사적인 과오들이 교회의 오류라기 보다는 항상 회개하고 회심해야 하는 교회 구성원들의 죄라고 말했다.
문건에서 지적된 교회의 역사적 과오는 다음과 같다.
▲ 십자군 원정
1095년 교황 우르바노 2세에 의해 시작된 원정으로 많은 유대인과 회교도들이 학살됐다. 첫 원정에서 십자군은 4년간 7만명을 학살했고 6차례의 원정을 통해 많은 도시를 약탈했다.
▲ 유대인 박해
교회는 오랫동안 공공연히 반유대주의를 표방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유대인을 원수로 여겼다. 11세기 십자군 원정 때부터 유대인 탄압이 본격화됐고 가장 고통스런 과거인 유대인 대량학살(홀로코스트)때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중세 고문형
소위 마녀사냥으로 대변되는 가혹한 형벌은 교회 역사의 가장 어두운 장 중 하나이다. 12세기부터 시작돼 15세기 이후 100년 동안 이어진 화형식. 그리고 스페인 등에서의 고문형은 19세기가 돼서야 공식 폐지됐다.
▲신대륙 원주민 학살 방조
신대륙 발견 후 선교와 이문화 척결을 명분으로 벌어진 원주민 학살을 방관했다. 16세기 멕시코 원주민 수는 이로 인해 15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줄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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