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종교 심성은 감성적이고 자폐적으로 어떤 한 개인이 주관적인 성향을 가지고 표현하는 종교적 감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대와 지역 안에서 있었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에서 발생하여 개인적으로 또는 단체적으로 표현된 종교적인 삶의 표현과 성향을 뜻합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이런 종교 심성은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을 가꾸고 있으며, 특히 여러 신심행위와 전례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종교 심성은 네 가지의 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이것은 인간이 가지는 문제들 특히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삶과 죽음).
둘째로 이 심성을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자발적이로 창조적으로 표현되며, 때로는 정통 교리와도 무관할 정도로 자유롭습니다.
셋째로 특정 장소나 문화 그리고 사회적 여건과 개별 공동체의 특성에 따라 전통적으로 계승되기도 합니다.
넷째로 가장 작고 겸손한 사람들이나 신앙의 선조들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종교심성이 표현되는 방식도 다음의 네 가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성모님을 비롯하여 여러 성인들에 대한 신심 행위로 지역에 따른 축제나 순례, 기도와 피정 등으로 신앙에 도움이 되는 것들입니다. 둘째로, 신심 행위들이 교회의 일반적인 전례력에서 정한 그날의 전례와 결합되어 기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에는 없지만 유럽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성안토니오의 빵 축성으로 이는 미사 때에 축복을 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지고 있습니다. 셋째로, 성사나 여러 전례들이 지역의 감수성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례를 지내는 풍습과 교회의 장례 예식이 결합이 되어 지역에 따라 아름다운 풍습으로 발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넷째로, 그 지역의 종교 심성에 맞는 공동체가 생기거나 그 지역의 신심과 맞는 옷차림, 중요하게 여겨지는 성인들에 대한 성상과 상본이 성행하는 등, 종교심성이 일상생활을 지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종교 심성과 참된 신앙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진리로 가르치는 참된 교리에 충실하며, 지나친 기복적인 요소를 피하면서 전체 교회가 가지고 있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안에서 종교 심성이 하나의 지역 문화로 꽃필 때 그것은 무척 아름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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