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전례 중 부활절 다음으로 가장 역사가 깊은 사순절의 근본 취지는 세례와 속죄와 주의 수난이라는 세 가지가 주된 주제였다.
첫째 사순절은 세례 준비자들의 결정적 준비기간으로 당시 성인예비신자들은 2~3년의 예비기간이 지난 다음 사순절동안에 본격적으로 재를 지키면서 부활전야의 세례를 준비했다.
이때에는 일반 신자들고 그들과 함께 다시 교리교육을 받으며 재를 지키면서 세례 때의 맹세를 갱신했다.
둘째로는 공동 속죄자들의 보속 기간이다. 초세기에는 공공연하게 중죄를 범한 자는 일생에 한번만 사죄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와 같이 파문당한 죄인은 사순절 동안 고행의 옷을 입고 속죄자 모임에 참가하여 교회가 지정한 엄격한 속죄의 고행을 해야 했다.
그래야만 성 목요일 아침 화해의 예식을 거쳐 사죄를 받고 미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세째 사순절은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여 우리 신앙생활의 쇄신을 이루는 기간으로 사순시기 동안 육체적 극기를 통해 주님의 수난에 동참한다. 구원의 신비를 앞두고 자발적인 기도와 고행, 애덕의 실천으로 생활을 반성하고 자신의 내적 쇄신을 위해 노력하도록 설정된 기간이 바로 사순절이다. 이 때문에 사순시기는 전신자들의 피정기간이자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정화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 세가지 주제 중에서도 사순절은 먼저 세례준비기간으로서 강조되었다. 오랫동안 예비신자의 상태에서 교육을 받아오던 자들이 사순절 시초에 등록을 하고 선발자(electi)의 대열에 들게 된다.
이때가 예비신자의 마지막 단계이자 최종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청하는 지를 볼아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선발예식은 사순 제1주일에 치르는데 이때부터 예비신자들은 일반적인 공동체의 공적인 경신례 중에서 가르칠 수 없었던 특수한 수업을 받았다.
로마에서는 그들에게 4복음서와 신경 그리고 주님의 기도문을 화려한 축제를 통하여 수여하고 그 기도들과 친숙하게 했다.
이 세가지 교육과정은 외교인들에게 공개해서는 안되며 영세한 자들만이 공적으로 하던 기도였으므로 이제 곧 세례를 받을 자들에게 가르쳤던 것이다.
이 수여식은 3~5주일에 행해지는데 수여식의 목적은 정신과 마음을 정화하고 죄의 유혹을 뿌리칠만한 힘을 기르고 지향을 바꾸며 의지를 단련함으로써 예비신자들이 그리스도와 더욱 깊이 결합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노력이 더욱 진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순 제3주간 평일에는 신경을 수여하고 사순 제5주간 평일에는 주님의 기도를 수여했다.
예비신자들이 결혼을 하였다면 이들은 사순시기 동안 모두 자제 속에서 금욕을 해야했다. 또한 예비신자들은 목욕이 허락되지 않았고 저녁 때까지 매일 완전한 단식을 해야 했다.
무엇보다 예비신자들은 열렬한 기도를 실천해야 했으며 과거의 모든 죄를 성실하게 통회해야 했다.
예비신자들은 성당 안에서 신자들과 격리되었고 공복재를 지키고 주교로부터 계속 권고를 받아야 했다. 예비신자들은 마지막 목요일에서야 단식을 중단했고 목욕을 했다.
세례성사는 부활전야 장엄예절 때 거행됐는데 이러한 세례준비기로서의 사순시기 성격은 전례헌장 109항에 잘 나타나 있다.
『사순시기는 두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무엇보다도 세계의 회상과 세례의 준비를 통해서 또한 다른 편으로는 보속을 통해서 신자들로 하여금 여느 때 보다 더 큰 열성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에 전념하면서 빠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하게 한다. 따라서 전례에 있어서나 전례교육에 있어서 이 두가지 성격을 더욱 현저하게 드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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