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을 나서면 큰길가뿐 아니라 골목골목마다 커피전문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종류가 무엇인지, 어디서 들여온 것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관세청에서는 한 해 수입된 커피량을 기준으로 한국 성인 한 명이 연간 소비하는 커피를 약 288잔으로 추정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커피는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다. 이는 기호식품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품고 있다는 말과 같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 25억 잔이 소비되는 이 커피에는 바로 세계 45개국 2500만여 커피 농가의 생계가 달려 있다. 게다가 이들 중 75%는 소규모 영세 농가다. 우리가 마시는 많은 커피의 이면에는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재배 농민들의 땀과 피가 스며있는 것이다.
커피는 제3세계 재배 농민들의 노동력을 착취, 불평등한 관행으로 거래되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선진국이 원활한 커피 확보를 위해 원조 또는 투자라는 명목으로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공정무역도 커피를 중심으로 가장 활발하게 확산돼 왔다.
‘공정무역’은 원조가 아닌, 정당한 거래를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루자는 범세계적인 윤리적 소비 운동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전문점들이 하나둘 늘어 반갑다. 공정무역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사회 정의를 실천하고, 기부까지 겸하는 행동이다. 특히 대부분 공정무역 커피는 꾸준한 품질개선을 이루고 유기농 인증도 받아 몸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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