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배울수록 더 궁금해지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지는 법이다. 그래서 일까. 한국 남자 평균 기대수명 77세, 여자 기대수명 83.8세인 현재 한국사회 어르신들의 앎에 대한 욕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주변에서 은퇴 이후에도 배움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에서 컴퓨터반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는 ‘컴퓨터 봉사대’도 당당히 배움에 나서, 신바람 나는 새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이들은 매주 1~2회 복지관 컴퓨터반 강사를 지원하며 원활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는 1~6기 총 21명. 2년여 간의 문서작성, 인터넷 활용, 엑셀 등의 교육으로 실력을 다지고 시험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능숙자들이다.
이들의 활약은 단순히 강사를 보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업 진도가 늦어지지 않도록 조절해주고 수강자들을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컴퓨터반 최미숙 강사는 “학업에 뒤처진 수강생들을 봉사대 어르신들께서 이끌어 주시니 수강생들도 이내 곧 따라와 진도에 맞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가장 보람있는 일은 이른바 ‘컴맹’이었던 수강생들이 서서히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봉사대 4기 신승호(70)씨는 “처음에는 한글도 몰라 컴퓨터 교육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던 분이 9개월 만에 한글도 익히고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컴퓨터 봉사대 활동은 이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봉사대로 활동하며 배웠던 것을 다시 익히고 활용하며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컴퓨터 지식을 쌓고 있다. 한때 컴맹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능숙하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친구들을 사귀기도 한다. 이메일은 물론이고 사진 전송, 인터넷 뱅킹 등에서도 막히는 게 없다.
봉사대 1기 강성규(73)씨는 “교회에서 재정분야를 맡고 있는데 엑셀을 이용하니 아주 쉽게 문서작성을 끝낼 수 있었다”며 “더 관심 있는 것도 컴퓨터를 이용해 배우면서 계속 새로운 세상과 소통해 나가며 발전하는 내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봉사대 4기 홍숙자(67)씨도 “지난 9월 입대한 외손자와 소통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직접 편지를 썼는데, 편지를 읽은 외손주가 깜짝 놀라며 ‘신세대 할머니’라 부르며 기뻐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더욱 성실히 봉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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