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부터 4일까지 인도 방갈로르(Bangalore)에서 FABC(아시아 주교회의 연합)가 주최한 「복음화와 토착화」에 관한 회의가 있었다. 인도라는 나라가 이미 불교, 힌두교, 시크교, 제니교, 배화교 등의 세계 5대 종교의 발생지인 만큼, 종교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더욱이 방갈로르 도시는 아시아 토착화의 본거지라고 할 만큼 토착화 연구가 활발한 곳이며, 이 도시의 종교 연구소(Center of Religion)에서 회의가 개최되었다.
참가하신 분들은 모두 33분으로 7개국에서 모여 왔는데, 주교님이 모두 8분, 몬시뇰이 1분, 신부가 17분, 수녀 4분, 그리고 평신도가 3분이 참가하였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임원이신 박일영(사도 요한) 가톨릭대학 교수님과 총무인 필자가 대표로 참석하였다. 3박 4일의 분주일 일정 속에 복음화와 토착화에 대하여 발표자와 토론자 모두가 열의를 가지고 참가하였다. 복음화에 대해서도 많은 언급이 있었지만, 참가자 대부분은 토착화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진술을 할애하고 질문을 많이 던졌다. 이는 토착화가 복음화와는 분리할 수 없는 문제지만 그 만큼 토착화가 어렵고 힘든 작업이며, 아시아 대륙의 모든 교회에 있어 초미의 관심사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개회미사를 주례한 FABC 사무총장 오스왈드 고미스 대주교님께서는 강론에서 그리스도의 육화와 관련하여 토착화를 언급하셨는데,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아라는 특정지역과 특정문화의 모습 안에 강생하시고 살으셨다. 그리스도교의 토착화는 어느 인류 공동체와 문화도 배척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메세지는 현재의 모든 인류문화 안에 뿌리를 내려 모든 것 안에 모든 것이(omnibus omnia)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FABC 복음화위원회 의장 텔레스포르토포 대주교님께서는 환영사에서, 다음과 같이 복음화 토착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98년의 아시아 주교 시노드에서 교황성하께서는 새로운 복음화에 대하여 모든 참가자들과 의견을 같이 하셨으며, 이례적으로 토착화 문제를 강조하셨다. 새로운 복음화는 회개와 은총과 지혜로운 부르심으로서 보다 나은 세계와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한 유일하고 순수한 희망이 된다.
복음화와 토착화에 있어 선포의 중요성을 강조한 P. 드수자 주교님에 이러서 FABC 복음화위원회 총무 D. 사투리노 신부는 이번 회의에서 기대되는 내용과 결과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민족들의 삶과 제반 문화 안에 그리스도교 진리가 깊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98년 아시아 특별 시노드의 집행위원 중의 한 분이었던 저명한 T. 메남파람필 대주교님께서는 문화와 복으모하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가에 대하여 자세하게 발표하셨으며, 예수회의 프란시스 드 샤 신부는 문화상종(interculturation)과 토착화에 관하여 언급하엿는데, 토착화는 거대한 복합체인 복음화의 한 부분으로 사려된다고 하였으며, 문화교환에 있어서 동화와 이화(異化)형식에 관하여 『토착화와 그 이후』(Inculturation and beyond)를 주제로 발표한 지오티 사히 박사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토착화를 조명하였다.
각국 교회 상황 발표시간이 있었는데, 아시아 다른 나라에서의 교회 상황은 필리핀 교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시아 교회는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와의 크고 작은 긴장 상태와 어려운 관계로 인하여 복음화와 토착화에 있어서 대단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인도 교회는 1968년경 꽃과 향과 불꽃을 봉헌하면서 바닥에 앉아 행하는 전통적인 고유한 예식이 가미된 전례예절이 교황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아시아 교회 중 유일하게 진일보한 토착화 전례 양식을 향유하고 있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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