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아버지께서 지난 93년 농협에서 대출을 받으시면서 갖고 계시던 땅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셨습니다. 또 새마을금고로부터 무담보로 500만원을 대출받으셨는데 아버지의 모든 빚을 갚기로 하고 저희 5형제 중 셋째가 땅을 양도받았습니다.
그러나 셋째가 빚을 갚지 않아 아버지는 계속 연체이자를 부담하시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른 형제들에게 넘겨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경우 아버지가 빚을 갚지 못하시고 셋째가 계속 돈을 갚지 않으면 다른 형제들이 결국 그 돈을 갚아야 하는지요.
<울산에서 제프란치스코>
【답】민법 제454조는 「제3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는 채권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효력이 생긴다」(제1항), 「채권자의 승낙 또는 거절의 상대방은 채무자나 제3자이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제님의 아버님 채무를 셋째 형제가 인수한 것은 채무인수에 해당되나 채무인수를 채무자(부친)가 제3자(셋째)와 하는 경우 채권자인 농협이나 새마을금고의 승낙이 있어야 합니다.
형제님의 경우 가족간에 구두로만 약정을 하셨을 뿐 서면이나 채권자의 승낙이 없었으므로 유효한 채무인수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농협과 새마을금고에 대한 채무자는 여전히 형제님의 아버지이십니다.
하지만 농협은 땅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한 상태이므로 돈을 갚지 않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셋째 형제 명의로 된 땅에 대해 경매를 실시하여 변제를 받을 것이므로 연테이자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무담보로 대출을 받으셨으므로 보증인에게 독촉이 갈 것이고 결국 보증인들이 이행한 후 아버님을 상대로 보상금 청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아버님은 이행의무가 있으나 도의적으로 자식들이 채무를 갚아드리는 것과 별개로 법적으론 채무를 자식들이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님 사후에도 재산보다 빚이 많을 경우 상속포기신고를 하시면 아버님의 채무에 대해 자식들이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도재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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