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대희년 성지순례는 이미 지난 2월 23일 시작됐다.
이라크 방문이 정치적인 이유로 무산되자 교황은 바티칸에서의 예식을 통해 영적으로 이라크를 순례했고 이어 이집트를 순방, 시나이산을 방문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이번 성지 방문은 물론 순수한 종교적 의미의 성지 순례이다. 그러나 교황이 지닌 영적인 영향력, 수십년간 이어진 끊임없는 중동 지역의분쟁이 갖고 있는 종교적 차원들은 교황의 순방이 국제 정치적, 외교적 차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중동 평화 정착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견된다.
교황은 요르단에 도착해서 즉시 자신의 순방이 이 지역의 평화로운 공존에 기여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평화를 향한 노력은 아무리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며 모든 분쟁 당사자들이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회복하기를 호소했다.
가톨릭신자가 7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한 이슬람 국가 요르단에서 교황은 『모든 요르단 국민들은 이슬람교도이건 그리스도인이건 모두 하나의 백성』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 1964년 대주교 신분으로 바오로 6세 교황을 수행, 방문한 이래 36년만에 처음으로 성지를 순방했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
우선 불과 6년전만 해도 교황청과 이스라엘은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았다. 바오로 6세 교황이 성지를 방문했을 때에도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한번도 공개적으로 호칭하지 않았다. 1967년 중동전 후 이스라엘이 합병한 동예루살렘도 요르단에 속해 있었다.
교황의 순방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역시 이스라엘.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의 요르단과는 달리 이스라엘은 교황 방문에 대비해 총 1만8천여명의 경찰과 4000여명의 군병력을 배치하는 등 지난 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방문 때보다 더욱 철저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 유다인들은 최근 교황의 용서 청원을 환영하면서도 홀로코스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순방 중 교황이 추가로 구체적으로 대학살에 대해 언급하고 사죄를 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어쨋든 교황의 중동방문은 지역의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주요 방문 일정
3월 20일 : 요르단 암만 도착, 네보산 방문, 압둘라 요르단 국왕 예방
21일 : 암만서 미사,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 도착
22일 : 예수 세례장소 추정 알 마그타스 방문, 베들레헴 방문, 예수 탄생 대성당 앞 구유광장에서 미사, 야세르 아라파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접견
23일 : 예루살렘에서 타종교 지도자들과 회동, 에제르 바이즈만 이스라엘 대통령 예방, 홀로코스트 기념지 야드바셈 방문
24일 : 에후드 바락 이스라엘 총리 예방
25일 : 나자렛 성모영보대성당 미사
26일 : 예루살렘 성묘성당에서 미사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