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은 분당 성요한본당 설정 기념일이었습니다. 1993년 1월 7일 본당으로 설정되었는데 벌써 열여덟 해가 되었습니다.
분당지구는 철저한 계획도시로 조성되면서 종교부지가 한정되어 있었고, 우리 교회는 요한성당과 마태오성당의 부지밖에 확보하지 못했기에, 밀려드는 신자들을 감당하려면 부지의 경계선까지 최대한 크게 성당을 지어야 하는데 신부님께서는 이 점이 부담이 되시어 오랜 고심 끝에 어렵게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IMF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교우들은 그런 사정을 이해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마침내 아름답고 웅장한 성당, 파이프 오르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소장되어 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과 같은 재료와 같은 크기로 복제한 피에타 상,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상, 착한 목자 예수님 상 등 예술품을 하느님께 봉헌하였습니다.
분당 성요한본당은 10년 만에 성당을 완공하여 2003년 10월 3일 하느님께 봉헌하였습니다. 그동안 새로 부임해 오신 신부님들은 외적으로만 크고 웅장한 본당이 아니라 신자들의 영성 또한 그만큼 성장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형 본당으로 내실을 다져가며 아프리카 수단 선교 후원을 비롯한 각종 후원으로 큰 본당으로서 맡아야 할 역할을 묵묵히 감당해 가고,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강좌와 음악회 등 문화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재가복지사업, 생계지원, 공부방 운영 등 복지활동으로 함께하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반면 꼭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어려운 숙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청소년들의 활동공간이 전혀 없습니다. 부지 경계선까지 건물로 채우다 보니 필요한 공간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기에 안타깝습니다. 둘째는 주차 문제입니다. 주차 공간은 지하뿐인데 늘어나는 차량을 감당할 수가 없어 주일엔 차 안 갖고 오기 운동을 하여도 교중미사 시간에는 주택가 골목에도 주차를 하여 주민에게 불편을 끼쳐 드리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아쉬운 점을 보완하여야 할 숙제를 많이 안고 있습니다. 크기만 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교우 여러분. ‘주님께서는 저의 협력 없이 저를 창조하셨지만 저의 협력 없이는 저를 구원하지 못 하신다’는 신축 기도문이 생각납니다.
올 한 해 모두 신축하던 때로 돌아가 본당의 어려움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합시다. 최선을 다하면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저를 돌아가게 해주소서. 제가 돌아가겠습니다. 당신은 주 저의 하느님이십니다.”(예레 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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