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대표들은 닷새동안 진행된 본회의를 통해, 『21세기의 새 천년을 맞이하여, 세계 평화를 위해 각기 다른 문화와 전통들을 서로 존중하면서,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적인 삶을 이루기 위한 상호간의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였고, 인류 공영과 종교·민족·국가간 화해와 협력을 위한 7가지 실천항목을 제안하였으며 이를 위한 노력 또한 경주할 것임을 다짐하였다. 비록 언어나 문화, 종교와 국적은 달라도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정신만은 한결같을 것이다.
사무엘 헌팅턴을 비롯한 수많은 학자와 종교인들이 예견하는 대로, 21세기는 종교와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다.
이념과 냉전은 이제 종식되었다 하더라도, 앞으로 새로 대두될 민족간 분쟁과 종교간의 갈등은 환경문제나 자원고갈, 인권, 윤리와 가치관의 문제 등과 더불어 인류가 필연적으로 떠안아야 될 어려운 과제들이다.
이전의 국가윤리관이나 경제논리만으로는 인류 앞에 산적한 수많은 인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가지 못한다. 따라서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연구하고 준비하고 조정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1월 1일 「평화의 날 담화문」을 통해, 교회가 복음화 사명을 수행한다는 것은 곧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젊은이들이 특별한 평화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셨다. 평화 정착을 위해서도 종교간의 화합은 무엇보다 절실하다.
해마다 세계에서 1200만명의 아이들이 전쟁과 질병, 기아로 죽어간다. 우리들이 깊이 잠든 시간에도 북한의 주민들은 사활을 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고, 같은 시각, 민족간 갈등으로 야기된 피난민들의 행렬은 체첸과 보스니아, 코소보, 티벳, 르완다, 부른디, 동티모르, 키프로스 등 이루 셀 수 없는 곳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물결을 이룬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우리들 자신의 냉대와 무관심, 그리고 민족과 국가적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반성하고 나서지 않으면 진실로 누가 할 것이며,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야고보 2,26). 실천 없는 계획이 아무 결실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내 것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내 민족과 내 종교 이외의 다른 모든 것을 하찮은 시선으로 본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발전과 공존은 있을 수 없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존중하여 공존과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것. 이는 세계 종교인 평화회의의 기본 정신인 동시에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
WCRP의 이러한 노력들이 꼭 결실을 이루어내길 바라며 앞으로의 역할 증대 또한 기대된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5,9). 다가올 천년을 미리 내다보며 준비해 온 이들에게 더 없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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