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입교한 신자입니다. 개신교의 경우 자유기도가 많아 기도할 때 감성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천주교의 기도는 너무 정해진 기도문을 바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어떻게 기도를 바쳐야 하는지요?
【답】개신교 신자들 가운데 간혹 가톨릭교회의 기도서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가톨릭 신자들은 기도를 못하기 때문에 기도서를 보고 기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개신교에서는 개인기도가 강조되고 있고 신자들이 대중 앞에서도 아주 기도를 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 가톨릭에서는 공동기도가 강조되어 기도서를 가지고 함께 기도할 뿐 아니라 간혹 개인기도를 할 경우에도 미리 써준 기도를 읽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질문자께서도 지적하신 것처럼 가톨릭과 개신교의 기도 방식은 서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신교에서는 자유기도가 많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속에 품고 있는 문제들을 하느님께 직접 말씀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도하는 당사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라는 정의에 맞게 신자들이 기도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기도는 자칫하면 오로지 개인적인 청원기도로만 변질되면서 세속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태도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라.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마태 6,31~33) 하신 말씀을 기억하면서 자유기도가 지나치게 자기 개인 위주의 현세적인 청원 기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가톨릭에서는 공동체가 한 마음이 되어 세계 평화와 정의의 실현 등 보다 넓은 지향을 가지고 기도하는데, 이러한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대해 자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기도가 강조되는 것으로 인해 하느님께 개인적인 지향을 말씀 드리는 것이 어색하고 하느님을 멀리 느낄 수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마태 7,7~8) 하신 주님의 말씀을 신뢰하면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자신의 어려움을 말씀 드리며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에서 중요한 사항은 이러한 청원만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이루신 업적과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도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적으로 지어낸 말이 아니라 자주 성서를 읽고 성가와 찬양을 올려 드려야 합니다.(에페 5,19). 특히 교회가 전례 때 바치는 전례문이나, 기도서에 실려 있는 각종 기도문들은 모두 어떤 한 개인의 창작품이 아니라 성서 말씀이므로, 이런 기도를 단순히 외운다기보다 기도 속에서 주님과 주님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그분을 닮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리스도인다운 기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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