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의규(가브리엘·44)씨가 개인전 「예수 수난 부활전」으로 2000년 대희년의 힘찬 포문을 연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지난 1월 12일 교회내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개관된 서울 중구 명동 소재의 평화화랑(관장=경갑실 신부) 첫 개인전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4월 8~24일 개인전을 여는 김씨는 도자기 십자고상 100점, 예수 수난 14처 판화첩, 부활 10처 판화첩 등 130여점을 출품했다. 그리고 이번에 전시될 판화첩들은 기도·묵상용으로 신자들에게 널리 보급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 꼬박 1년을 매달렸다. 기도와 묵상 중에 영감을 얻었다는 김씨.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에는 작가의 신앙체험이 물씬 배어있다. 가끔은 뼈저린 고통 중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하염없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번은 그냥 눈물이 흘러 작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울고난 후 다시 시작했어요. 이렇게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면 오히려 작품이 더 잘됐습니다』
김씨는 이번에 출품한 도자기 십자고상의 예수님 형상을 모두 다르게 표현했다. 울고 웃는 때론 무표정한 예수님. 100점의 십자가 고상마다 작가가 정한 주제가 내포돼 있다 여기에는 굶주림에 고통받는 북녘동포들, 극단적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황폐화돼가는 이 땅의 아픈 현실도 담겨 있다.
문인계의 「거목」구상 시인의 사위인 그는 애초 개신교와 불교를 전전하다 부인 구자명(임마꿀라따)씨를 만나면서 84년 세례를 받았다. 김씨는 이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전했다.
서양화가이면서도 판화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90년부터 95년까지 미국 유학을 통해 작가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컬리지 회화과를 졸업한 김시는 이 학교 역사상 처음 학부 졸업생으로 동대학 대학원 강의를 맡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의 뛰어난 자질을 눈여겨본 이 학교 총장이 전격적으로 발탁했던 것이다.
이후 김씨는 로스앤젤레스 사비나 이 화랑 판화 초대전, 샌프란시스코 튜이비엣 화랑 파스텔 초대전 등 다수의 전시회를 열며 명성을 높여갔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샌프란시스코 A.A.C Spring Show 그랑프리, 한국 수채화 공모전 입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성서를 주제로 한 작품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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