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에는 많은 순교성지가 있다. 신자라면 한 번쯤 절두산을 비롯해 새남터, 서소문 순교성지 등을 들어봤음직하다. 그에 반해 서소문 밖 네거리와 새남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성인을 탄생시킨 성지임에도 불구하고 당고개 순교성지에 대해 아는 이는 드물다. 성지 위치를 서울 지하철 4호선 종점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으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당고개성지는 용산구 신계동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3년 동안 서울시 용산 뉴타운 개발과 맞물려 성지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올 9월 봉헌식을 목표로 하는 성지는 현재 아름다운 외관을 드러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풍기는 성지는 벌써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어, 완공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모성’을 콘셉트로 하는 성지의 전체 디자인과 성미술작품은 2007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평화>를 봉정한 바 있는 심순화(카타리나)씨가 맡았다. 지난해 12월 절두산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1차 공개된 바 있는 성미술품은 관람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전했다.
그 감동이 명동 평화화랑으로 이어진다.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찔레꽃 아픔 매화꽃 향기로’를 주제로 당고개 순교성지 성미술전이 마련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40여 점의 작품 속 순교자들의 숨결과 숭고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염수정 주교는 축하의 글을 통해 “이번 전시가 교우 여러분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새삼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순교자들의 공덕과 은총만이 아니라 잊혀져가는 모성이 다시금 당고개 순교성지와 더불어 살아 숨 쉬는 우리 신앙이 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당고개성지는 기해박해(1839년) 끝 무렵 순교한 성 박종원(아우구스티노)·홍병주(베드로)·권진이(아가타) 등 10명의 순교자를 낸 곳이다. 이성례(마리아)를 제외한 9명은 1984년 시성됐으며, 이성례는 ‘하느님의 종’ 124위에 올라 2009년 시성성에 정식 접수돼 시복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후원문의 02-795-2821/후원계좌 106-05-138995 우리은행(천주교 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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