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건너 신앙의 격려가 쏟아졌다. 가톨릭시보 1975년 11월 2일자 3면 상단에는 큼지막한 제목으로 ‘현해탄 건너온 신앙의 격려’라는 기사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 순심성모회 수녀들이 성금을 보내 성 라자로마을(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성 라자로 성당’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성 라자로마을에 일본 순심성모수녀들이 푼푼이 모은 성금으로 세운 성당이 준공돼 10월 24일 오후 3시, 축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순심성모회 이사장 스미야스 수녀와 5백여 명의 라자로마을돕기회 회원 및 주민 5백여 명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교구장 김남수 주교, 노기남 대주교 공동집전으로 축복식을 가졌다.”
기사는 당시로는 이례적으로 상세히 성당 건축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순심성모회 수녀들이 월급을 푼푼이 모아 보냈다는 것, 이 성당이 일본교회가 한국에 세우는 최초의 성당이라는 것, 이러한 후원은 한센 환자들에게 보내온 이국 수녀들의 ‘신앙의 격려’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당시 기사화된 성당의 규모는 건평 120평(397㎡)에 좌석 수 300여 석의 현대식 건물이다. 한센 환자들에 대한 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당시 현대식 성당 설립은 모든 이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나환자의 기원을 표시하듯 전면의 첨탑으로 흐름을 모은 겉모양에다, 전면에 역시 나환자의 고통과 환희를 나타내는 폭 1.6m, 길이 11m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를 박았고, 내부는 불구환자들이 자리에서 영성체할 수 있도록 통로를 넓게 설계했다.”
순심성모회 수녀들은 학교와 병원 등 기관에서 일하며 월급에서 얼마씩을 공제, 세 차례에 걸쳐 건축비를 한국으로 보냈던 것이다. 현해탄을 건너온 나눔이 ‘사랑’이 됐다. 당시 성 라자로마을 원장이었던 고 이경재 신부로부터 전해 듣는 이사장 스미야스 수녀의 소감이 재미있다.
“40년 전에 설립돼 나가사키를 중심으로 3개 대학과 순심중학을 운영하는 이 수녀회가 외국교회를 돕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더라고 이 신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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