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와 독일어 그리고 프랑스어로 흑인들과 백인들의 고해를 듣습니다』
인종과 계층을 뛰어넘어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고해성사를 통해 따뜻하고 온유한 사제로 기억되는 「구속주회」프란치스 사비에르 실로스(Fracis Xavier Seelos·1819~1867) 신부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4월 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복자 반열에 오른다.
고해성사의 수호성인인 성 알폰소 성인에 의해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설립된 구속주회의 영성에 따라 살며 신앙적이고 사목적인 요구를 이해하고 응답하는데 있어 천부적인 적응성과 친절함으로 커다란 감동을 안겨준 실로스 신부. 그는 수많은 이들에게 전문적인 고해사제요 영적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자비로움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고해성사를 준 하느님의 종으로 기억되는 실로스 신부는 1819년 1월 11일 독일 바바리아지방의 후센에서 태어났다. 1831년 토등학교에 다닐 때 이미 사제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가진 실로스 신부는 아우스부르크(Ausburg)에 있는 성 스테파노 재단이 설립한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뮌헨에 있는 대학에서 철학을 배우고 1842년 신학교에 입학, 신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신학생 시절 가장 소외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설립된 구속주회의 영성과 사도적 활동을 알게된 그는 미국에서 이주민들 사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속주회 선교사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타오르는 사도적 열정에 감명을 받아 1842년 11월 구속주회에 입회, 1843년부터 미국에서 선교사로서의 활동에 뛰어들게 된다.
1843년 4월 뉴욕에 도착, 신학 공부와 수련을 마친 후 1844년 12월 22일 볼티모어에 있는 성 야고보 구속주회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은 실로스 신부는 서품 후 몇달이 채 안되어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성 필로메나 성당에 부임해 그곳에서 9년을 지내며 구속주회 장상인 성 존 노이먼(St. John Neumann)의 보좌역할과 공동체의 장상으로 지낸다.
그가 가는 곳마다 신자들은 실로스 신부를 언제나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온유한 마음을 지닌, 특히 궁핍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친절한 선교사로 기억한다. 실로스 신부가 세상을 떠난 후 피츠버그에서 그에게 전구한 많은 사람들이 은총을 입엇다고 말하는 것 역시 우연한 일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그의 간절한 삶의 모습이 사람은 물론 하느님을 움직이기에 충분했기에. 구속주회의 영성에 충실했던 실로스 신부는 단순한 생활방식을 실천했으며, 성서에 바탕을 둔 그의 말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것이었다. 그는 지치지 않는 사목적 열정으로 본당 내 성인 공동체들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어린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헌신했다. 1854년 피츠버그에서 볼티모어로 옮겨온 실로스 신부는 1857년에는 본당사목에 열중하는 동시에 학생 담당으로 미래의 구속주회 회원 양성에 봉사했다. 그는 이곳에서도 친절하고 행복한 사목자로서 기억되었으며, 학생들을 신학도로 양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희생정신과 신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고 신자들을 영적인 복지로 인도하고자 하는 사도적 열정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1863년 부터 1866년까지 순회선교사로서 일리노이, 미시간, 미주리, 뉴저지, 뉴욕,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로드 아일랜드, 위스콘신을 돌아다니며 영어와 독일어로 사목활동을 펼친 실로스 신부는 가는 곳마다 항상 기쁨이 넘치는 사목자로서 알려졋고,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목자로 사랑을 받는다. 또한 그의 기도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데 있어 가장 힘있는 기도라고 알려지게 된다. 실제 그의 기도로 병이 나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뉴 오를레앙스로 옮긴 후 황열병 희생자들을 방문, 위로하던 그는 병이 옮아 몇 주간의 인내로운 투병생활 후 1867년 10월 4일 48년 9개월의 생애를 접고 영원한 생명을 맞이했다.
가난한 이들의 친근한 벗 실로스 신부가 몸담은 구속주회는 1732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주교이자 윤리신학자인 알폰소(1696-1787) 성인에 의해 세워진 대표적인 활동수도회로서 현재 전세계 72개국에서 6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설교함으로써 구속주이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기 위해」(회헌 1항)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속주회는 특히 본당에서으 신자 재교육과 영성지도, 사제들과 수도자들의 영성지도와 피정지도, 그리고 다양한 선교사업을 통해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창립자인 알판소 성인과 마찬가지로 구속주회는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공동체로서 이미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교회 안에 공포된 바대로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의 이름 아래 성모님께 대한 신심에도 전념하며 선교하고 있다.
한국 구속주회 공동체는 지난 1991년 8월 1일 브라질의 깜뽀 그란데(Campo Grande) 관구, 필리핀의 시부(Cebu) 관구 그리고 태국의 방콕(Bangkok) 부관구 등 3개의 관구로부터 파견된 3명의 신부가 서울 관악구 남현동 1071-15호에 첫 공동체를 설립, 진출한 이래 한국교회에 필요한 선교활동과 더불어 특별히 영원한 도움의 성모 신심 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속주회 공동체는 「가장 한국적인 공동체 생활」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구속주회는 1998년 8월 1일 처음으로 한국에서 두 명의 사제를 배출한 데 이어 1999년 6월 1명의 사제를 배출하여 총 6명의 사제를 비롯, 종신서원자 5명, 유기서원자 3명, 청원자 4명 등 총 18명의 회원들이 서울의 본원과 미션 팀, 청원소, 서울 난곡, 그리고 강원도 홍천군 남면의 수련소 공사 현장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다.
※문의=구속주회 02)522-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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