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고백성사를 볼 수 있습니까?』
황당한 듯 하지만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답은 「아니오」이다. 교회의 공식 가르침 중 TV 미사 참례나 인터넷 성사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적은 문헌은 없지만 성사나 전례가 지닌 기본적인 유효 조건이나 문헌들을 통해서는 성사와 전례 참여가 가능하지 않다.
그러면 왜 신자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가. 그 동안 한국교회는 정보화 추진과 관련해 다만 기술적인 업무 전산화에만 너무 치우쳐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선교도구’로만 인식
전산화가 정보화의 모든 것은 아닐 뿐더러 정보화는 오히려 전산화의 개념만으로는 파악할 수도 전망할 수도 없는 사회 전 영역의 변화를 의미한다. 인간 심성, 가치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변화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총체적 변화에 대한 사목적·신학적 연구가 요망된다는 것이다.
정보사회의 진입에 따른 한국 사회 전체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적 제반 변화양상을 전망하고 그로 인한 가치관과 신앙양태의 변화 등 사회학적, 미래학적, 신학 및 철학적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보사회를 맞는 교회의 대처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관심이 새롭게 등장하는 첨단 미디어를 어떻게 선교에 적절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맞춰져 왔다. TV가 처음 등장했을때와 마찬가지로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을 어떻게 선교나 사목 현장에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중심이었던 것이다. 이는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정보사회에 대한 신학적 반성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에서 정보사회와 관련한 관심은 인터넷을 포함한 멀티미디어의 활용 방안과 행정 업무 전산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멀티 미디어와 첨단 커뮤니케이션은 TV보다 진보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복음 선포, 선교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수단으로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관심이었다. 행정 전산화는 행정적인 편리와 유용한 사목적 도구라는 면에서 일선 사목자들로부터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정보사회에 대한 사목적, 신학적, 인간학적, 사회학적 연구 분석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본당에 컴퓨터를 들여놓고 교적과 재정 업무를 컴퓨터로 편리하게 처리한다고 할 경우 그것이 다만 행정 업무의 편의 도모에만 그친다면 교회 정보화의 의미는 반감된다. 정보사회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 그것이 교회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그 안에서 교회 사목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기존의 전교 방식은 폐기돼야 하는지, 성사와 전례가 갖는 본질과 의미가 훼손될 우려는 없는지,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이 인간 본성을 파괴할 우려는 없는지 등등 정보화와 관련해 던질 수 있는 모든 의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사목적, 신학적 해답을 모색해야 한다.
교회본질 다탕으로 정보수용
오랫동안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해온 교회는 1992년 「새로운 시대」를 통해 정보사회를 「새로운 시대」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물론 이에 앞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하느님의 선물」이며 이를 선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보사회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 양면의 전망이 가능하다. 맹목적인 기대 뿐만 아니라 비판적 회의도 함께 제기된다.
따라서 교회늰 정보사회에 직면해 교회의 원래 목적과 구조, 본질 등과 관련해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력과 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교구 및 전국 차원의 정보화 추진 방안을 설정하고 제시해야 할 것이다.
▲ 해외 가톨릭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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