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는 컴퓨터 기술이 인력과 시간을 절감하고 업무의 정확도를 높이는 이른바 일차적으로 노동의 효율화라는 도구적 목표와 직결되는 시기인 전산화(computerization) 단계→정보통신기술(C&C technologies)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체제 내·외적 의사소통망을 확산시켜 사회적 재구조화를 촉발하는 연계화(networking) 단계→인터넷 기술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시간적·공간적·부문적 경계가 약화되는 다원적이며 개방적인 사회체제를 지향해나가는 시기인 유연화(flexbility) 단계→정보화가 절정에 이르는 단계로 성숙해간다.
이 4단계이론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회는 2단계를 거치고 있고, 선진국은 2단계에서 3단계로 이행하고 있으며, 한국 교회는 1단계를 거치고 있다. 그나마 대부분의 교구는 1단계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경 한국은 3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에도 대부분의 교구는 1단계나, 2단계의 초기과정을 거치는 정도에 불과해 사회와의 격차가 10년 이상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서도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먼저, 전체 교회차원에서 정보화보다 더 시급하게 교회의 사회적 위신을 높이는 일들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교회의 역할이 일차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정신적이고 영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 할 때, 그 동안 한국교회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던 영역들을 더 심화해야만 동시대인들이 그런 도움을 교회에 요청하게 되고 수용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수도권 교구나 대도시 교구들은 전산화를 할 수 있는 재정적 여건이 되는데 반해, 대부분의 영세한 교구들은 그럴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교회차원에서 정보화비용을 부담하여 시스쳄부터 구축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전산화보다 중요한 것이 유연화 단계에 적합한 교회내부구조를 만드는 일과 연계화 단계에서 제공할 교회 정보의 축적과 가공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내 전문 연구소들의 활성화와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와 교회내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장차 교회에 부담을 줄 문제들은 미리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전국적인 기구가 필요하다. 정보화가 늦어도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되면 교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교회가 항상 사회보다 앞서 준비하고 신자들의 의문에 동시대의 인간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필요성을 느낄 때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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