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30대 여성신자입니다. 고해성사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항상 같은 죄를 고백하곤 합니다. 성사를 볼 때는 나름대로 굳은 결심으로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번번이 같은 죄를 고백할 때면 제가 신앙이 약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우리는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하여 깊이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다음, 사제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 그런데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질문자께서 고민하시는 것처럼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더 낙담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해성사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 있는데, 자신의 결심과 죄의 용서 그리고 고해성사를 본 이후의 생활태도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해서 용서를 받는 죄 중에서 되풀이하는 잘못은 잘못된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은 잘못의 경우에는 자신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서 고쳐질 수 있지만 되풀이하고 있다면 그 잘못은 어느 정도 습관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습관이 된 잘못은 되풀이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마음의 결심만을 가지고 고칠 수는 없습니다.
이 때의 결심은 잘못된 습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있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즉 습관된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기도와 선행 등 좋은 행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바오로 사도께서도 그리스도인들이 『악에게 굴복하지 말로 선으로써 악을 이겨내라』(로마 12,21)고 격려하신 것입니다.
또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해 뉘우치고 같은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 고해성사를 보았지만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비록 같은 잘못을 범해서 하느님께 면목이 없다고 하더라도, 바로 그러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실 수 있고, 잘못을 온전히 치유해 주실 수 있는 분이 바로 주님이시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분께 의지해야 합니다.(루가 11~32)
우리가 또 다시 같은 죄에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할 때 죄송스럽기는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가 악을 이기는 순간까지 바로 그러한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기 위해 고해성사를 제정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는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꾸준히 주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주 받을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또 고해성사를 본 다음에는 죄에 대한 우리의 통회와 고해성사를 통해서 결심한 것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보속, 즉 기도나 선행 등을 행하게 됩니다.
고해성사의 보속은 자신의 잘못을 기워갚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용서받은 과거의 죄와 잘못된 습관에 머물지 않고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을 실천함으로써 죄를 이겨내기 위한 실천행위입니다.
고해성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가치관을 따르지 않고 주님을 따르고 닮도록 하겠다고 믿음을 고백하면서 세례성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은총의 상태를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속을 통해 우리는 주님의 자녀로써 우리가 실천해야 하는 기도와 선행 등 그리스도인의 생활태도를 되찾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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