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종교미술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기 위해 문화위원회가 제정한 가톨릭미술상은 매년 현역 미술가들의 근작 가운데 우수작품을 선정, 부문별로 수상하고 있다. 한국 종교미술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특별상도 함께 시상한다.
심사위원 권녕숙(리디아) 화백은 총평을 통해 “많은 예술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나라 곳곳에 아름다운 성당이 생겨났다”며 “이는 오로지 예술인들의 업적뿐만이 아니고 교회가 예술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신 결과이며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 화백은 이어 “올해 회화와 공예, 건축분야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해 아쉽지만 더욱 아름다운 교회미술 발전을 위해 전국 미술가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 본상 - 조각부문 원승덕
자신만의 독특한 성미술 구축
▲ 원승덕씨.
▲ 얼굴.
심사위원 강희덕(가롤로) 고려대 교수는 이러한 작품의 특징이 가톨릭미술의 예술적 향상과 정착에 기여해 가톨릭미술상 본상의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평했다. 강 교수는 또 “예수상이나 14처 등에서 나타난 무념무상의 자유로움에서 알 수 있듯 작품에서는 인위적 요소가 극히 절제된 미적 체험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빼어난 구상적 구조능력과 추상적 상상력의 소유자인 작가는 성미술에서만은 제한된 언어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성미술 세계를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 특별상 - 건축가 고(故) 김수근
현대 교회건축의 새 지평 열어
▲ 고(故) 김수근씨.
▲ 마산 양덕성당.
이와 함께 1966년 한국 최초 종합예술지 월간 「공간」(SPACE)을 창간해 한국 문화예술을 기록하고 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공간화랑(1972), 공간사랑(1979)을 통해 문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특히 김수근의 교회건축 작품에는 작가의 고뇌와 정성이 깃들여져 있다. 건축물에 대한 영성적 해석과 한국 건축 특유의 정서, 건축가로서의 세심함이 어우러져 그만이 가진 독특한 작품 세계가 표현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작품이 깊이와 완성도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김수근의 이런 활동은 한국 현대교회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교회와 신자, 건축종사자를 비롯 일반 대중에게까지 새롭고 다양한 교회건축을 선보였으며, 교회의 질적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임근배(야고보) 심사위원은 “건축가이자 문화운동가인 고 김수근 선생님의 선종 25주기를 맞아 제16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을 드림으로써 선생님의 정신과 족적을 기려 다시 한 번 우리의 기억에 남기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 특별상 - 조각가 고(故) 송영수
작품에 종교적 신념 고스란히 표출
▲ 고(故) 송영수씨.
▲ 순교자.
그는 1953년 2회 국전부터 연속 4년간 특선을 했으며, 27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전추천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석고 인물상이 일반적이던 시대 흐름을 따르지 않고 추상 철조각에 도전,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열었다.
40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송영수는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 중에는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한 성미술 작품도 몇 점 남아 있다. 3점의 십자고상과 제9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 ‘순교자’ 등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송영수 용접철조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종교적 신념을 고스란히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종 40주기를 맞아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송영수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