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화국장 문희종 신부는 설문조사의 목적에 대해 “현재 우리 사회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교회는 불안한 현상들을 일정 부분 해결해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기에 교구민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보고서 요지.
저출산 문제- 결혼관
과반수의 교구민들은 인간 생명의 기원에 대해 가톨릭 교리의 가르침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인간생명이 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수정난이 형성됐을 때(1일)’가 53.3%로 가장 많았고, ‘착상됐을 때(7일)’가 25%, ‘심장 박동이 시작될 때(21일)’가 12.9%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3.3%를 제외한 나머지 교구민들은 인간 생명의 기원을 교회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교구 복음화국은 신자들이 교회 가르침에 무관심하고, 사회적 가치관과의 마찰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생명문제와 관련, ‘반생명적 행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낙태(임신중절)’가 44.5%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배아 및 인간복제’(25.4%),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생각’(14.9%)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관’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0.8%(반드시 27.2%, 하는 것이 좋다 43.6%)가 긍정적인 입장을, 28.7%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결혼을 ‘필수’에서 ‘선택’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비해 결혼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교구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혼인관의 긍정적 입장이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22.1%), 연령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난 것은 젊은이들, 특히 그 가운데 여성은 여전히 한국 사회를 가부장적 사회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음화국은 “이러한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혼인한 부부들의 모범을 보이고, 신자들이 신앙의식을 높이며 교회는 근본적 예방을 위해 가정사목을 지원하고 사목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부부들이 갈라서는 ‘이혼’ 문제에 대해서는 ‘부부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으면 이혼하는 것이 낫다’라는 질문에 30.3%가 찬성을, 69.7%가 반대에 손을 들었다. 찬성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0.9% 높게, 연령대 20대, 30대, 60대 이상에서, 신앙경력이 짧을수록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신앙경력이 짧을수록 이혼에 찬성한다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이 결혼생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날로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는 ‘동거’에 대해서는 찬성 15.8%, 반대 84.2%로 ‘반대’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설문조사에서는 남성의 57.5%, 여성의 44.7%가 찬성의 견해를 나타내 신앙인들이 동거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 인간 생명의 기원
저출산 문제- 자녀와 출산
신자들은 ‘자녀와 출산’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더 많은 인식을 하고 있었고, 자녀가 부부간의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었다. 99.6%의 신자들이 ‘부모가 되는 것은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으며, 99.2%가 ‘자녀가 부부간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해 준다’고 밝혔다.
또 96.1%의 신자들이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노년에 덜 외롭다’고 했으며, 91.9%가 ‘결혼한 부부는 반드시 자녀를 가져야 한다’에 손을 들었다. 이는 사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보건복지부, 2005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와 다소 차이가 나는 의견들이다.
저출산의 이유로는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상승’이 34.2%로 1순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확대’가 13.9%로 2순위, ‘결혼 가치관의 변화’가 12.4%로 마지막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원인에 관한 국민여론 조사 또한 ‘자녀 교육비’가 38.9%로 1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볼 때 저출산 원인은 주관적 의식보다 객관적 조건인 사회문제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출산 환경을 조성한다면 어떠한 면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저출산 원인에 대한 답변과 같이 ‘교육비 및 의료비 지원’이 47.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영유아 보육시설 확충 및 지원’도 29.2%로 뒤를 이었다.
‘향후 교회의 출산 장려 교육 여부’에 대해서는 93.4%가 ‘그렇다’를 택해 출산과 생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의 중요성을 신뢰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는 ‘저출산 해결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충분한가’를 묻는 질문에 25.1%만이 ‘그렇다’를, 37.6%가 ‘보통’, 37.2%가 ‘아니다’를 선택한 결과와 맞물려 교회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신자들의 의견을 표명한다.
교회는 생명의 물결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신자들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청년들을 위한 혼인교육 강화’ ‘부부에 대한 생명 및 혼인 재교육’ ‘성가정 운동 활성화’를 대안으로 꼽았다.
복음화국은 “이러한 시기에 교회가 할 일은 정부에는 제시한 정책만이라도 반드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교회 자체로는 정통 가르침에 입각해 근본적 가르침을 올바로 교육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도움(순위질문)
▲ 저출산 해결을 위한 교회 노력도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