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선영(마리안나·55·서울 해방촌본당)씨는 멀티플레이어 아티스트다. 그를 수식하는 또 다른 이름은 주얼리디자이너다.
이씨가 주얼리디자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지인의 권유로 만든 장신구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쪽 분야에 들어왔다. 이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초창기에 패브릭을 이용한 작품을 주로 만들었던 그는 요즘 은공예와 원석에 푹 빠져 있다. 핸드메이드의 느낌을 십분 살리면서 자신만의 색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그의 작품에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마니아층도 많이 생겼다. 소량이지만 2년 전 평화화랑과 개인적으로 마련한 작은 주얼리 가게에서 판매하면서 그의 작품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났다.
“옷 유행이나 잡지 등 열심히 보면서 트렌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발품을 팔아서 소재도 많이 찾아다니죠. 근데 소재는 도구일 뿐 표현은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두고 착용하면서도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이씨에게 액세서리는 회화의 연장선이다. ‘마리안나의 기도’라 이름 붙여진 작품에는 직접 그림을 그렸다. 작은 장신구 속 그림에는 그의 기도도 들어가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장신구이지만 조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가능하다면 다른 장신구들과는 차별성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것이 바로 액세서리잖아요.”
주얼리디자인으로 바쁜 와중에도 이씨는 회화작업도 틈틈이 한다. 내년 11월에는 5년 만에 두 번째 개인전도 열 계획이다. 개인적 영감을 표현했던 첫 전시와는 달리, 두 번째 전시에서는 영성적 기도가 담긴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것이 그의 작은 바람이다.
“오랜 냉담을 하고 다시 주님의 품으로 왔어요. 그래서인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를 보고 위로를 받았어요. 제 그림과 액세서리도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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