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 수도회 조광호 신부가 3월 16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탬파의 브래드 쿠퍼 갤러리에서 미국 데뷔전을 갖고 있다.
4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숯」이라는 동양적인 소재와 더불어 조시부가 직접 액션 드로잉을 보여주고 작품세계를 표현한 자작시를 낭송하는 등 다양한 화제로 미국 미술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조신부는 2003년 템파대학에서 초대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불의 화두(話頭)」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미국 데뷔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조신부가 지난 연말부터 올 2월까지 작업한 35점으로 숯과 한지 등 고유한 우리 재료와 빠른 속도로 한번에 그려가는 대담하고 활기찬 필치가 돋보인다.
조신부는 『숯을 이용해 무의식 속에서 일필지휘하는 이러한 드로잉 작품이 현대 미술사에서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얻었다』고 전하면서 『죽어서 시커먼 그러나 다시 살아나 불타는 생명을 보여주는 숯을 통해 생명과 죽음의 신비를 더듬어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 개막식에서 조신부는 이러한 생각들을 작업일기로 쓴 시에 담아 발표함으로써 자신이 추상화를 보다 깊이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조신부는 「불의 화두-숯」이라는 시에서 『숯은 불과 빛으로 정제된 죽음보다 더 깊은 침묵의 사리이다 / 부서지는 연약함으로써 영원히 썩지 않은 견고함을 지켜 언제 어디서나 다시 뜨거운 불이 되리라(중략)』고 전한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교수(홍익대)는 『불이 갖고 있는 뜨거움과 빛은 로고스 하느님의 속성이지만 이를 작품에서 드러내는 데에는 작가 특유의 아이러니와 변증법에 의거해 어둠의 메타포로서 숯의 이미지와 대형 붓에 의한 검정필세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상징들에 의한 서술적 기법을 떠나 서서히 메타포에 의한 축약적 기법으로 전향하고 있는 조신부의 이번 근작전은 그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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