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시교회와 사도들의 활동
4) 사도 성요한
사탄의 비밀은 신비술(神秘術 occultism)로 볼 수도 있다. 신비술은 일반적으로 사이비과학이나 초자연적인 힘과 존재에 대한 믿음, 지식 또는 관행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론과 실천의 체계를 말하는데, 마술(魔術), 투시력(透視力), 신지학(神知學), 강신술(降神術)의 형태로 나타나 비밀스런 신비들과 자연의 힘에 대한 시직이나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사탄의 비밀을 전수 받았다는 것은 악령들을 부르는 제문을 통해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분명히 하느님의 길에서 벗어나는 행위이다.
하느님은 이세벨과 그 추종자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으나 그들은 마음을 고치지 않았다.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을 거절한 그들은 분명히 하느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며 그들이 심판을 받게 되는 날 온 세상은 하느님의 전지하심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추종하지 않고 하느님께 충성을 다하는 자는 승리자가 될 것인데, 그런 자는 여러 민족을 다스릴 권세를 받을 것이다.
사르디스 교회(3,1-6)
사르디스는 기원전 12세기 경에 이룩된 소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들 중의 하나로서 옛 리디아 왕국의 수도였으므로 군사상으로나 상업상으로 발전된 도시였다. 이 도시의 성채는 보통 공격에 의해서는 힘겨운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져 있었으나 방비를 게을리하여 두 차례(기원전 549년과 218년)나 점령당하기도 하였다. 치솟아 있는 암벽 틈으로 침입한 군인들에 의해 그 요새가 함락되었던 것이다.
『네가 깨어있지 않으면 도둑처럼 너에게 나타날 것이다』라는 경고는 바로 이 배경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한 이곳에는 키벨레(cybele) 여신의 밀교(密敎)가 성행하엿으므로 『옷을 더럽히지 않는 몇 사람』이란 표현이 여기에서 나온 듯하다. 한편 이 도시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지진으로 인해 파멸되었으나 재건되어 기원 후 3세기 경에는 모직업과 염색업이 성행하여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그 시민들은 사치와 쾌락을 누리고 있었으므로 윤리적으로 건전하지 못하였다. 더구나 위에서 언급된 밀교의 영향과 사치와 쾌락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혀 이 교회의 신도들은 신앙인으로 제대로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며 신앙의 기력을 잃고 일어나지 못하는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면 그들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성령으로 충만하신 분, 『하느님의 일곱 영신과 일곱 별(참조, 1:4, 16, 20 토비 12:15 1 에녹 90,21)을 가지신 그분』이 아시는 그들의 잘못은 무엇인가?
이교 희생제사는 그 지방의 관습이었으므로 주님의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인 신앙인도 깨어있지 않으면 지난 날의 습관과 세상의 체면을 무시하지 못하고 세례성사 때 끊어버린 악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주님은 『네가 그 가르침을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를 되새겨 그것을 굳게 지켜라』라고 하신 것이다.
이교신 숭배는 기복신앙과도 연관이 있다. 또한 사치와 쾌락은 인간의 정신을 혼미시켜 사물을 제대로 식별하지 목하게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양심은 무디어지고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신앙인이라도 사치와 쾌락에 빠지면 유명무실한 신앙인이 되고 만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그런 신앙상태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은총 지위를 상실한 신앙인! 신앙의 꽃을 피우지 못하고 열매맺지 못하는 신앙인은 죽은 사람이다.
영적인 죽음에서 그는 『깨어나야』한다. 과감하게 일어서야 한다. 영적인 죽음, 즉 죄의 생활에서 벗어나 은총의 상태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신앙을 받아들일 때 열렬했던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가 꺼져가는 심지를 아주 꺼버리지 말고 기름을 붓고 심지를 돋구어 다시 일어서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완전히 숨지기 전에 힘을 북돋아 주어라』
다른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이 교회의 신도들에게도 주님으니 회개하라고 말씀하신다.
회개는 변화된 삶의 시작이다. 회개의 행위는 영적으로 깨어있음이다. 깨어있지 않으면 주님은 도둑처럼 오실 것이다. 도둑은 종말에 대한 일반적인 위기를 말하낟. 이어서 주님은 다시 한 번 띠아디라 교회의 일부 신도들이 빠졌던 이세벨과 그녀의 추종자들이 범한 죄악을 들추어 내면서 그런 죄에 빠지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을 칭찬하신다.
『사르디스에는 자기 옷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이 몇 있다.』
그들은 생명의 책에 기록될만한 이들이다. 『그들은 하얀 옷을 입고』주님과 함께 거닐 것이다. 그들은 좁은 문을 통과한 승리자들이다. 멸망으로 이끈느 문은 넓지만 영생에 이르는 문은 좁기 마련이다. 사치와 쾌락이 만연하는 도시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신 주님의 말씀을 받았던 그 상태로 살아가면던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월계관이 주어진 것이다. 사르디스 교회에 하신 그 말씀은 시공을 초월한 생명의 말씀으로서 새 천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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