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은 육체의 욕망을 누르고 최고의 정신활동을 얻고자 하는 행위로 완덕의 길에 나아가려고 행하는 단식, 극기, 편태, 절제, 은둔생활 등을 말한다.
신앙의 삶을 충실히 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와 싸워 욕망을 극복해야 하는데 이러한 자기 비움이 곧 그리스도교적 고행의 기초가 된다.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예수를 따르는 신자들을 경기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을 단련시키는 경기자(1고린 9,24~27)에 비유하였다.
고행이 그리스도교 완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313년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인정을 받고 세속화되면서부터였다.
순교의 시대 이후 그리스도의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따르려고 한 은수자들의 각종 고행실천은 수도원의 규율적 생활형성에 영향을 미쳤고 이 수도원운동은 신자들의 영성에도 큰 자극을 주었던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고행을 수덕적 고행실천과 신비적 고행실천으로 분리해 취급해 왔다.
수덕적 고행실천은 악한 생활습관을 떠나 하느님과 이웃사랑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는 마음의 회개를 말하였고, 육체의 본능을 억제하는 고행에 큰 비중을 두었다.
신비적 고행실천은 하느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목표로 정화와 잠심의 훈련, 온전한 포기와 위탁 등 내면적 고행의 의미가 중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구별은 한가지 그리스도교적 삶의 두 측면으로 도덕적으로 악한 생활에서 돌아선 회개는 하느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지향하는 연결선상에서 목적과 의미를 지닌다.
고복과 편태
고의로도 부르는 고복은 산냥이나 낙타의 털로 짠 옷으로 수행자들의 맨살갗 위에 그대로 입는다.
그리스도 전에 동물의 털로 짠 직물은 물을 잘 흡수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부대나 텐트 혹은 악천후 시에 입는 옷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이를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생각하며 입기 시작했는데, 프랑스의 성 루이는 국왕의 제복 속에 고복을 입었었다.
중세 말에는 사순절과 강림절에 고복을 입는 것은 일상습관이었다.
편태는 채찍이나 회초리를 가리키기도 하고 채찍 등으로 매를 때리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초기 박해 시대에 신자들이 받은 형벌 중에 하나가 바로 볼기를 치던 편형이었다.
자선
가톨릭교회는 자선을 회개의 주요한 형식 중의 하나라고 본다. 이웃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행위인 자선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실행인 것이다.
그러나 부유층이 사회 정책, 입법의 발동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사회적 부담은 의무이지 자선이라는 사랑은 아니다.
교회에서 말하는 자선사업은 애덕의 7가지 실천, 곧 ①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②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③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주는 일, ④ 집없는 자에게 머무를 곳을 제공하는 일, ⑤ 병든 자를 방문하는 일, ⑥ 감옥에 있는 자를 방문하는 일, ⑦ 죽은 자를 묻는 일을 말한다.
단식과 절제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행하는 단식은 초대 교회 시대부터 사순절 기간 중에 신자들이 지켜야할 의무의 하나로 행해져왔다.
이러한 단식은 하느님께 대한 순종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서 절약된 음식물은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 사용됐다.
절제는 모든 쾌락의 욕망을 억제하는 덕 중의 하나로 모든 형태의 즐거움을 억제하는 인내의 덕과 관련돼 있다.
자연스러운 인간활동에서 생겨나는 생리적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다.
삭발
머리를 깎는 삭발 또한 고행의 한 수단이었다.
머리를 깎음으로써 세속을 끊고 자신을 하느님께 완전히 봉헌한다는 뜻으로 예전에는 성직에 들어가기 전 삭발례를 받았다.
이와 같은 삭발을 한 후, 추위와 태양열을 막기 위해서 성직자와 수도자가 작은 모자를 쓰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모관으로 주교의 권위를 나타낸다. 성체축성시에서 영성체까지 주교가 모자를 벗는 것은 주님 앞에서의 경의를 뜻하낟.
가난
물질적 결핍보다는 청빈, 소박을 의미한다.
수덕상의 가난은 스스로 선택한 가난한 생활을 의미하며 물질적 소유욕망에서의 자유와 해방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활모습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사표시이다. 가난은 예수님게서 가르친 행복의 첫째 조건이므로 신자들은 누구나 복음적 가난의 의미를 깨닫고 생활할 의무가 있다.
순교와 동정
여러 고행의 방법 중에서도 순교와 동정은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존중돼 왔다. 순교는 죽음에 직면하여 신앙의 의미와 진리를 효과적으로 증거하는 행위이다.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침으로써 주님의 존재를 드러내는 행위인 것이다.
순교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순교를 통한 죽음이 하느님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하여 죽으신 그리스도의 생명에 순교자의 생명을 일치시키기 때문이다.
이러첨 순교는 그리스도와 함께 성부께 자기를 봉헌하는 행위이며 이로써 그리스도의 운명에 참여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초대교회 때부터 순교를 혈세라고 불렀다.
동정성은 성경험의 유무나 기혼이나 미혼과 같은 물리적 상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해 성생활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동정성의 종교적 의의는 하느님만을 변함없이 충실하게 사랑한다는 점에 있다. 사랑의 도구로써 하느님과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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