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로 불려지는 조르즈 루오(Gerges Rouault, 1871 파리 -1958 파리)는 화가·판화가·도예가이자 유리화 제작자로서 폭넓은 예술활동을 하엿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그는 1885년부터 1890년까지 파리 장식 미술학교와 유리 제조 공장의 작업장에서 견습활동을 하며 그림수업을 받았다. 이어서 그는 샤르트르 대성당의 유리화와 중세 시대에 건립된 성당의 유리화를 복원하였으며 젊은 시절에는 야수파 화가들과 함께 했는데 그 경험은 후에 루오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1895년 경에 가톨릭 신자가 된 루오는 세상의 죄악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그는 성서의 주제와 광대 등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물감을 풍부하고 두텁게 사용하면서 굵은 형태로 주제의 내면을 표현하였다. 그가 즐겨 사용한 화려한 색채와 검은색 굵은 윤곽은 유리화를 연상시켜준다. 그가 남긴 종교화 중에는 판화집인 「메세레레」(,Miserere)가 가장 유명하다.
「이 사람을 보라」는 신약성서(요한 19,1~16)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세상의 죄악과 어둠은 예수님의 사랑과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분의 옷은 벗겨졌고 어깨 위에 왕을 상징하는 붉은 망토가 걸쳐져 있다. 양손은 묶여 있고 머리에 쓴 가시관은 붉은 피로 물들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모든 고통을 이기고 거룩한 모습으로 서서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예수님의 주요활동 무대였던 갈릴래아 호수이다. 왼편의 등대 위로 둥근 달이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다. 호수에 뜬 달은 밤을 알려주는 한편 머지않아 동이 트는 새벽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루오는 이 작품에서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지만 그 죽음을 이기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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