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친한 사람이 없어 그냥 미사만 참석하고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었어요. 누구랑 어울려 차라도 한잔하고 싶은데…』
한 주에 한번, 의무적으로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운 요즘, 서울대교구 대치동본당(주임=김영환 신부)이 이런 신자들을 위해 1인 1단체 가입운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친교와 나눔이 없는 신앙생활, 개인적으로 미사만 참례하고 각자 뿔뿔이 흩어지는 삭막한 신앙생활로부터 사랑과 활력이 넘치는 본당 공동체로 바꾸어 가자는 취지로 이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치동본당은 4월 9일을 각 단체별 회원가입의 날로 정하고 이날 대대적으로 신입 회원 가입 신청을 받았다.
「대희년 정신의 구체적 실천」이라는 2000년도 본당 사목목표를 설정한 본당신부의 사목방침 아래 본당 사목협의회(회장=손병두) 기획분과가 주축이돼 벌인 이날 단체 가입행사에서는 많은 신자들이 단체에 신규 가입하는 성황을 이뤘다.
『단체에 가입해 활동도 좀 하고 싶고 뭔가 소속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계기가 없어 그냥 성당만 다녔다』는 어느 신자의 지적에 응답이라도 하듯 대치동본당은 이날 각 단체의 특성이 적힌 소개책자를 배포하며 신자들의 단체가입을 도왔다. 이날 신규 회원 가입에 나선 단체는 성체조배회, 헌화회, 연령회, 레지오, 그룹성서, 요셉회 등 21개 단체로, 성인들이 가입할 수 있는 모든 단체가 참여, 신자 스스로 단체를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자들이 자신의 성격과 특성에 맞는 단체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각 단체 임원들이 나와 대화도 하고 단체의 성격도 소개하며 서먹함을 없애려고 노력했습니다』
1인1단체 가입운동을 주도한 사목협의회 조동석 기획분과위원장을 비롯한 각 단체 임원들은 이날 하루동안 단체에 가입하고 싶지만 어떤 단체가 있는지 몰라 망설여 왔던 신자들에게 친절하게 단체를 소개했다.
신자들의 이동이 잦은 도회지 본당 특성상 이런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 경우 신자들이 본당 공동체에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모래알 같은 신자집단으로 전락하기 쉽다는 것이 1인1단체 가입운동의 주된 목적.
따라서 대치동본당은 1인1단체 가입운동을 이번 한번으로 끝내기 않고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벌여, 모든 신자들이 1인1단체에 가입, 보다 적극적이고 성숙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환 주임신부는 『대희년의 의미를 신자들이 구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본당 공동체에 소속돼 서로 친교를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많은 신자들이 한단체씩 참여해 소속 단체 구성원들과 새로운 신앙의 맛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떤 계기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지만 본당에서의 서먹서먹한 벽을 넘지 못해 늘 외로운 신앙생활을 해야 했던 신자들, 결국 신앙이 약해져도 누구 한 사람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할 때 대치동본당의 1인1단체 가입운동은 가장 적절하면서도 손쉬운 이웃사랑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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