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전에 개신교에 잠깐 다녔다가 가톨릭으로 개종한 고1입니다. 제 꿈은 선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개신교에서는 가톨릭을 종종 이단으로 몰아붙이곤 합니다. 또 일반 사람들도 가톨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가톨릭에서 선교를 활발히 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돼 우리는 개신교처럼 열정적으로 선교에 나서지 않는지요.
【답】질문자께서는 개신교에 다니면서 가톨릭에 대해 비난하는 모습을 접하셨고 상대가 이미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대방의 종교를 비방하는 것을 선교로 이해하시는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비록 개신교가 가톨릭에 대해 그리스도교가 아니라고까지 비방을 하면서 가톨릭 신자들까지도 선교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가톨릭에서는 이러한 선교 방식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개신교에서 종종 가톨릭을 이단으로 몰아붙이고 비방하는 것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이 대응하고 변호하면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왜 한국의 개신교에서는 가톨릭에 대해 비난을 일삼는 것일까요? 사실 한국의 개신교는 미국 청교동의 전통을 이어받은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전래되었습니다. 이 청교도 던통의 미국 개신교는 종교개혁과 종교간의 갈등을 겪은 끝에 대화와 공존의 분위기 속에 있는 유럽의 개신교 전통과는 달리 종교개혁 도중에 미국으로 건너감으로써 가톨릭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태도를 가졌을 뿐 아니라 타종교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척하는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만이 아니라 타종교간에도 대화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서로의 종교에 대해 존중하고 이해하고 있는데, 오히려 종교개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 땅에서 개신교는 끊임없이 가톨릭에 대해 비방을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아무리 개신교가 가톨릭에 대해 비방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개신교 자체의 과거사에 대한 비난, 즉 그리스도교 자체에 대한 비난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일반 사회에서조차 가톨릭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중세 유럽의 종교적 전통이나 종교개혁에 대한 내용들이 한국의 개신교에서 잘못 이해하거나 그릇되게 주장하는 방향으로 국정 교과서에 실림으로써 객관성을 상실한 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국정 교과서에 잘못된 세계사 부분에 대해 정정하기 위해 자료집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이 잘못된 역사 교과서에 의해서 왜곡된 역사를 배운 까닭에 유럽 역사와 종교 상황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고 대하는 점이 많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질문자께서는 미래의 선교사를 지망한다고 하셨는데 이 땅에 필요한 참다운 선교사는 모든 국민에게 종교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헌법의 조항을 준수하면서 우선 사회 규범이나 질서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종교적인 선택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상대방과 종교에 대해서 논할 때에도 상대의 약점이나 과거사를 들추면서 비방이나 논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교리를 가지고 논쟁할 것이 아니라 각 종교가 추구하는 세상의 평화와 생명수호를 위한 노력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함으로써 먼저 불신의 벽을 깨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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