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냐시오의 영성 수련
성 이냐시오의 「영성수련」은 교황 바오로 3세로부터 찬양과 함께 장엄한 인가를 받은 이후 수세기 동안 다양한 계층의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쇄신과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교황 비오 11세는 회칙 「Summorum pontificum」1922, 7, 22)으로 이냐시오를 「영성수련의 수호성인」으로 선언했으며 다른 회칙 「Mensnostra」에서 교회의 영성생활의 발전을 위해 공헌해온 「영성수련」의 탁월성을 예찬하였다.
이냐시오의 「영성수련」에 의한 피정은 오늘 한국 교회에서도 예수회원들이나 수도자들뿐 아니라 교구 사제들과 평신도들에게까지 널리 보급되어 가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4-1 ‘영성 수련’ 저술 목적
이냐시오는 로욜라에서 병상에 있을 때와 특히 만레사에서 수련 중에 성삼위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한 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봉사와 신자들을 보살피는 사목활동 중에 얻은 구체적인 경험을 교회의 전통 신학적 반성을 거쳐 「회심을 위한 책」, 「사도적 열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책」으로 「영성수련」을 썼다.
「영성수련」은 단순한 이론적 연구서나 영적 독서용으로 쓴 것이 아니고 영성수련(피정)을 지도하거나 수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지침이 되고 또한 지력과 의지를 통해 생활을 쇄신 정리하려고 결심하는 이들에게 영성생활을 위한 실용적 안내서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냐시오는 「영성수련」이란 책을 다음과 같은 구체적 내용을 지닌 영성수련(피정)을 위하여 쓴 것이다. 『영성수련이라 함은 양심을 살피는 방법이나 묵상, 관상, 염경 기도, 묵도의 방식…영적 행사들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즉 마치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 산책이나 걷기, 뛰기 등의 모든 것을 체육 또는 신체의 단련이라 함과 같이 영적인 면에서도 모든 사욕편정을 깨끗이 없애고 구원을 위하여 자기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날카로운 양심으로 하느님의 뜻을 찾고 발견하기 위하여 영혼을 준비하고 이에 대비하는 모든 방법을 영성수련이라 한다』(1항).
따라서 「영성수련」의 목적은 영성수련(피정)을 통해 성령 안에서 인간이 자기중심적 악습에서 벗어나고 인간적인 나약한 한계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올바르게 정리하여 모든 피조물들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여 그분과 합일에 이르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즉 그것은 영성수련 수행자가 하느님을 향해 내적으로 회심하도록 인도하며 그것을 통해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4-2 ‘영성수련’의 구조
「영성수련」(21~312항) 그리고 여러가지 부칙(313~370항)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머리말은 20개 조목의 해설, 권고, 주의사항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성수련의 지도자와 그 수행자들이 보다 효율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이냐시오는 먼저 영성수련의 의미를 설명하고 그것을 실행하는데 있어 지도자와 수행자가 알아둘 것, 주의사항 등을 나열하고 있다. 이어서 영성수련의 계획 및 방법을 되도록 엄격히 지켜야 하지만 수행자의 연령, 건강 상태, 교육 수준과 능력에 따라 그것들을 조정하길 권한다. 그리고 지도자가 수행자의 선택이나 결심에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끝으로 수행자가 영성수련 기간 중에 그것에 전념할 수 있기 위하여 일상의 모든 업무에서 떠나길 요구한다.
이어서 본론이 시작되는데 전체적으로 네주간의 피정 단계로 분류되어 있다.
첫째 주간은 인간이 창조된 근본 목적을 제시하면서(23항) 시작된다. 사람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경하며 봉사하기 위해 또 그렇게 함으로써 구원받기 위해 창조된 존재이다. 세상의 다른 피조물들은 사람이 창조된 목적 달성을 위해 도움되도록 조성된 것이다. 이냐시오는 사람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섬기기 위해 창조되었으므로 만사를 그 목적으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낟. 이것은 나중에 예수회의 모토가 되며 이냐시오 영성의 특징이 될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Ad majorem Dei gloriam)라는 사상을 잘 드러낸다.
이어서 첫 주간의 주제인 죄와 지옥을 묵상하도록 안내한다. 죄에 대한 묵상(24~64항)은 가능한 한 장소를 구상하고 문제의 죄를 상기한 후 그것을 지성으로 반성하고 의지와 함께 감정을 움직이길 요구한다. 그리하여 죄의 크기가 나쁘기 그리고 혐오스러움을 인식하고 아파하며 피하기로 결심하도록 한다. 그리고 죄 중에 현세생활을 마친 사람들의 종착점인 지옥에 대해 묵상하도록 한다(65~71항). 이 같이 죄와 지옥에 대해 묵상하는 사이에 특별양심성찰의 방법과 총고해의 유익성을 제시하여 영성 수련의 수행자가 죄의 상태에서 정화되어 기쁨게 하느님게 나아갈 수 있는 터전을 이루어준다. 마지막 부분에 영성수련을 하면서 지켜야 할 10가지의 부칙(73~89항)을 나열하고 있다.
둘째 주간엔 그리스도의 나라에 대한 묵상으로 시작하며 강생으로부터 성지주일까지의 그분의 생애와 사적(事蹟)을 묵상하도록 한다. 이 단계에서는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대해 묵상하게 하는 것이다(91~189항). 이 주간의 목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자신의 생활 양식을 잘 선택하도록 한다. 그것을 잘 선택하기 위하여 두 개의 깃발, 세 가지 형태의 사람들의 자세 그리고 겸손의 세 단계를 묵상하도록 한다.
「두 개의 깃발」에 대한 묵상은 대립적인 두 진영의 우두머리들인 그리스도와 사탄의 상반된 의도와 작전을 상상하여 깨닫게 함으로써 사탄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도록 한다(136~148항). 「세 형태의 사람들」에 대한 묵상은 평화 중에 하느님을 뵙고 구원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게 한 후, 보다 완전한 형태의 삶을 본받도록 하는 것이다(149~155항). 첫 형태의 사람은 그러한 목적으로 살기를 원하지만 죽을 때까지 마우런 방법도 쓰지 않는다. 둘째 형태의 사람은 방법을 쓰고 노력하지만 온전한 마음으로 하지 않는다. 셋째 형태의 사람은 하느님을 섬기는 것 외에 아무 것도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온전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려 한다. 「겸손의 세 단계」에 대한 묵상(165~168항)은 그리스도를 본받고 섬기는 데 핵심이 되는 것으로서, 겸손의 셋째 단계는 이냐시오의 수덕론에서 인간적 노력의 자세의 최고봉이다.
셋째 주간의 묵상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위해 베타니아를 떠나시는 장면부터 수난의 마지막 순간까지 구성되어 있다(190~209항). 영성수련 수행자는 자신의 죄로 인하여 고난을 당하시는 주님을 보며 부끄러워하고 그분과 함께 아파하면서 진정한 눈물과 슬픔을 간구한다. 그리고 그분을 위하여 무엇을 참아 받아야 할지를 묵상한다. 끝 부분엔 절도있는 음식섭취에 대한 상세한 규범을 나열하면서 그리스도께서 그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셨는지를 생각하면서 그분을 본받기를 권고한다(210~217항).
넷째 주간은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승천에 이르기까지의 사건에 관한 묵상으로 이루어 진다. 부록으로 마련된 그리스도의 생애의 신비적 사건들(216~312항) 중에서, 넷째 주간의 묵상에 해당디는 것들은 부활 후 발현하신 13 사적들(299~311항)과 승천(312항)에 관한 것이다. 구해야할 은총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기쁨에 대하여 마음으로 즐거워하고 기뻐할 수 있는 자세이다 이어서 이냐시오는 영을 분별하는 규범들을 열거하며 상세히 설명하고 자선에 관한 몇 가지 규칙과 예수회 특유의 자세인 교회의 정신에 일치하는 사고방식의 규범들을 제시한다(313~37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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