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고상하면 흔히 나무로 만든 것을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흙으로 빚어낸 다양한 십자가도 있다. 도예가 이경희(45)씨의 손을 거쳐 하나의 예술로 탄생한 작품들이 그것이다.
지난 15~22일 대구시 중구 매일빌딩 1층 CU갤러리에서 ‘The Un-meetable Time’(만날 수 없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도예전을 연 이경희씨를 만났다.
이씨는 특허를 받은 자신만의 기법으로 흙을 통해 종유석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독특하면서도 갖가지 고운 빛깔을 내는 십자가들을 선보였다. 그가 작품 전체에 걸쳐 관심을 갖고 작업한 주제는 ‘시간’. 정지된 듯하지만 유구한 세월동안 조금씩 자라며 형성된 종유석처럼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시간의 경외감을 표현하고자 했단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장엄하고 엄숙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밝고 행복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점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셨지만, 인간을 위해 스스로 자신을 내어주신 만큼, 예수님의 마음은 행복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이 그윽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경희씨는 비록 신자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깊은 성찰을 통해 얻게 된 종교심이 작품에 녹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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