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노년기의 삶
노인의 연령층은 언제부터일까. 현재까지 노인의 기준연령은 65세. 하지만 ‘노인의 연령층을 언제부터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70세 이상’이 4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65세 이상’ 32%, ‘75세 이상’ 9.1%, ‘60세 이상’ 9%, ‘55세 이상’ 1.3% 순이었다.
이러한 노년기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신자들은 ‘신앙 안에서 봉사하며 삶을 정리하는 것’(3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수준에 맞는 여가 욕구의 충족’ 28.2%, ‘의미 있는 삶의 추구’ 18.9%, ‘공공의 이익과 자선을 위한 봉사활동 참여’ 8.8%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많은 이들이 꼽은 ‘신앙 안에서 봉사하며 삶을 정리하는 것’이 여성이 남성보다 5.6% 높게, 연령대가 높을수록,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세례 받은 기간이 오래일수록, 견진자, 사별과 이혼, 자녀수가 많을수록, 가족 모두 신자인 경우에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신앙적 삶이 길어질수록 신앙과 삶, 죽음이라는 명제를 서로 가깝게 놓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의 삶에 종교가 어느 정도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많다’가 89.8%를 기록, 대부분이 신앙이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앙경력이 11~20년(91.4%), 견진자(90.3%), 전 연령대에서 높은 영향을 준다는 응답결과가 나왔다.
교구 복음화국(국장 문희종 신부)은 “이 질문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의 비율이 거의 90%에 육박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노인들의 삶에서 종교가 절대적 영향을 행사한다는 뜻”이라며 “신앙은 노인들에게 자신의 삶이 결코 무용하거나 헛되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고 분석했다.
고령화- 노인사목
그렇다면, 노인들은 종교에서 무엇을 희망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응답결과로는 ‘하루하루의 생활에 대한 평화와 감사’ 31.1%, ‘노년기에 따르는 고독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자아 구축’30.7%, ‘죽음을 받아들이고 구원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것’ 28.2% 순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종교에 대한 희망사항은 대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노인사목의 중요성 또한 노인들의 종교에 대한 희망사항과 맥을 함께한다. 교회는 이들이 보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하며, ‘특별한 은총의 시기에 들어선’ 그들이 최선의 삶을 살고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노인들을 위해 본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는 57.4%, ‘없다’는 42.6%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본당은 노인사목 관련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 않았다.
본당이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경우는 ‘노인대학’이 54.6%로 가장 많았고, ‘성지순례’ 20.7%, ‘노인교리교육’ 16.3%, ‘특별활동’ 11.9%, ‘자원봉사기회’ 8.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노인대학이 노인들을 위한 주요 본당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본당 프로그램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 53.8%, ‘만족’ 35.1%, ‘불만족’ 11.1%로 나타났다. 비교적 만족하는 편이지만 만족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하고 구체화된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여가와 신앙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체계와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고령화- 노인사목 방안
‘노인사목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복지’ 40.1%, ‘역할 분담’ 21.6%, ‘신앙’ 16.1%, ‘문화’ 12.5%, ‘교육’ 9.7% 순으로 나타났다.
노인 신자들에게 신앙이나 교육, 문화적 측면보다 차량 봉사나 식사제공, 의료 지원 등의 복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인을 복지 대상으로 뿐 아니라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사목방향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복음화국은 “고학력화와 경제 능력의 상승 등으로 봉사하는 노인들이 늘어나 ‘노인을 위한 노인의 자원봉사 활동’ 같은 경우는 좋은 대처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신앙이 노인사목의 우선과제가 돼야 하고, 자신의 노년기를 새롭게 표현하는 노인문화 창출로 삶의 활력을 찾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회가 고령화를 잘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신자들은 다소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47%가 ‘보통이다’, 43.7%가 ‘그렇지 않다’, 9.3%가 ‘그렇다’를 택한 것이다. 신자들은 고령화사회를 대비하는 노인사목의 방향을 ‘노인들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는 다각적 사목프로그램 개발’로 이끌어가야한다고 전했다.
51.4%가 다각적 사목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고 했고, ‘본당을 노인에게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듦’ 20.4%, ‘본당 신자들의 노인들의 욕구를 알아보려는 노력’ 14.2%, ‘노인사목의 범위를 지역사회까지로 확대’ 8.2%, ‘노인사목을 위한 예산 할당’ 4.9% 순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연령 구성을 보이는 노인들을 ‘노인사목’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지 말고, 연령별로 사목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가족 관계까지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뜻이다.
복음화국은 “교회의 고령화 사회 대비 노력을 미비한 것으로 평가하는 점을 볼 때 교회의 고령화 대비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보다 절박한 인식에 바탕하여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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