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일, 예수부활대축일 성야 미사 때 대부분 본당의 성가대는 장엄하고 경건한 분위기의 라틴어 미사곡을 연주한다. 교회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라틴어 미사곡으로 봉헌되는 장엄미사는 예술적 감동과 함께 종교적 열정과 신앙심을 더욱 공고히 해주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평소 미사전례를 꿰뚫고 있지 못할 경우 미사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뿐더러 라틴어 가사가 의미하는 바를 몰라 왠지 답답한 심정이 되는 것이 사실. 특히 1965년 바티칸공의회 이후 영세한 신자들로서는 라틴어가 낯설기만 하다. 「통상미사곡」을 중심으로 미사곡의 구성과 내용 등을 소개한다.
△ 미사곡의 구성
미사는 낭송부분과 노래부분으로 이루어지며 노래부분은 사제의 독창, 고유미사곡, 통상미사곡으로 구성된다. ① 「사제의 독창」은 감사송 등 낭독노래가 대부분이며 ② 「고유미사곡」은 입당송, 화답송, 복음환호송(알렐루야), 봉헌송, 영성체송 등 미사마다 변하고 교회력에 따라 생략되기도 하는 미사 고유문을 음악화한 것이며 ③ 「통상미사곡」은 기리에(자비송) 글로리아(대영광송) 그레도(신앙고백) 상투스(거룩하시도다) 아뉴스데이(하느님의 어린양)의 변하지 않는 다섯 개의 통상기도문을 가사로 해서 만든 ㄱ음악이다. 대개 협의의 미사곡은 통상 미사곡만 지칭한다.
△ 통상미사곡
「기리에(Kyrie, 자비송)」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집회 행렬 때 부르던 것이 행렬은 없어지고 현재 노래만 남은 것. 성삼위에 대한 공경으로 3번씩 3회 반복해 부르던 것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개혁에 따라 2번씩 3회 반복으로 간소화했다.
교회의 오래된 성시(聖詩)인 「글로리아(Gloria, 대영광송)」는 베들레헴에서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노래(루가 2,14)에서 기원한, 성삼위에 대한 찬미의 노래로 미사곡 중 가장 활기차고 화려하다.
처음에는 성탄, 부활미사 때만 노래했으나 지금은 대림·사순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과 대축일, 축일, 특별미사에서 부른다.
성삼위 찬미라는 점에서 「글로리아」와 비슷한 「그레도(Credo, 신앙고백)」는 성삼위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신학적 내용에 따라 전반부는 성부께, 후반부는 성자께, 마지막은 성령께 대한 찬미의 순으로 작곡됐다. 「글로리아」가 서정적이고 화려한 음악인데 배히 「그레도」는 사실적이고 극적인 것이 특징.
「상투스(Sanctus, 거룩하시도다)」는 천사의 찬미(이사 6,3)와 예루살렘 입성 때의 환호(마태 21,9)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다. 미사 전례문 감사송의 말미와 연결돼 지상의 교회와 천상의 교회가 함께 하느님을 찬미한다는 의미다.
자비와 평화를 탄원하는 내용인 「아뉴스데이(Agnus Die, 하느님의 어린양)」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에 대한 기도로 세 번 반복한다. 「기리에」와 같은 형식이지만 평화에 대한 기원으로 보다 서정적이고 풍부한 표현을 담고 있는 점에 차이가 있다. 다섯 곡의 기도는 「기리에」와 「아뉴스데이」를 양극에 놓고 「그레도」를 중심으로 대칭적인 구조를 보인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